오피스텔 가격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아파트 대체재로 떠오르며 가격이 오르는 등 반사이익을 누렸던 오피스텔의 인기가 식어가는 모양새다. 최근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고 아파트값 내림세가 뚜렷해지자 대체재인 오피스텔을 찾는 수요 역시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0.07% 하락했다. 7월 0.03% 떨어진 이후 두 달째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상반기 오피스텔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들어 △1월 0.06% △2월 0.02% △3월 0.04% △4월 0.00% △5월 0.06% △6월 0.03% 등 가격이 오르는 추세였지만 6월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대출 규제 강화 등 금융 조건 악화로 거래량이 감소했고, 지속적인 아파트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꺾이면서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힐스테이트 에코 평촌’ 전용 78㎡형은 지난달 27일 7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이 1월 8억7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8개월 새 8700만 원(10.78%) 빠졌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샾’ 전용 59㎡형 역시 지난달 16일 3억4700만 원에 거래되며 1월(4억5000만 원)에 비해 1억300만 원이나 하락했다.
반년새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진 것으로, 지난해에는 아파트값이 오르며 올해 상반기 오피스텔로 수요가 몰렸다. 하지만 금리가 지속해서 오르고 대출 규제를 적용받는 데다 아파트값 내림세가 본격화하면서 오피스텔은 전국적으로 거래량이 줄고 가격 역시 내려가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 0.23% △부산 0.21% △인천 0.17% △울산 0.11% △대전 0.08% △경기 0.06% △광주 0.06% △세종 0.05% 등 서울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내렸다.
서울만 지난달 유일하게 오피스텔 가격이 0.01% 상승했다. 전용 40㎡ 이하 소형 평형은 가격이 내려갔지만, 희소성이 높은 중대형 평형이 서울 평균을 끌어올렸다. 다만 5월 0.18%, 6월 0.13%, 7월 0.07% 등 3개월 연속 상승 폭이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과 주택가격 하락 등 대외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서울 오피스텔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긴 어렵다고 보고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중대형 오피스텔은 희소가치가 있어서 다른 지역보다 가격 방어가 잘 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이제 오피스텔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대출규제를 적용받게 되면서 신축, 구축에 따른 격차는 있겠지만 앞으로 서울 오피스텔 가격도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