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로 창업시장에도 한파가 불어 닥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점포 내에 독립된 작은 점포를 여는 방식의 창업인 '숍인숍'(Shop in Shop) 창업이 주목 받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학교 내 커피전문점 또는 치킨전문점, 대형마트 내 국수전문점, 찜질방 내 네일아트숍, 문구점 내 인쇄전문점 등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숍인숍은 건물 임대료나 인테리어 비용 등이 적게 들어가므로 초기 투자비용이 많지 않아 소자본 창업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숍인숍 창업의 가장 큰 매력은 기존 매장이 확보하고 있는 고객을 공유함으로써 사업 초기부터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
창업 전문가들은 "아이템을 고를 때는 기존 가게의 아이템과 충돌하지 않고, 보완. 연관되는 것을 골라야 매출 상승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테이크아웃 커피점... 소자본 불황 아이템으로 제격
가장 흔한 숍인숍 형태는 테이크아웃 커피점이다.
커피가 대중화 물결을 파고 남녀노소 인기를 끌면서 숍인숍 형태의 카페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편의점 속의 커피 테이크아웃매장, PC방 속의 카페테리아, 혹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이디야, 자바, 로즈버드를 포함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베이커리, 주유소, 극장 등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해 고객의 발길을 잡고 있다.
편의점 GS25는 롯데칠성과 손을 잡고 1000∼1500원짜리 테이크아웃 원두커피 '카페 칸타타' 판매 매장을 선보이고 있으며, 바이더웨이도 커피브랜드 '테라로사'와 제휴해 1500∼2000원짜리 커피를 파는 카페형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 대학교 내에는 커피 전문점이나 레스토랑, 제과점 등 없는 것이 없다. 특히 주머니 가벼운 대학생들을 사로잡는 숍인숍 형태의 카페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커피&와플 전문점 '카페베네'는 최근 경기대학교를 시작으로 충북대학교와 외환은행 본점, 대우재단빌딩에도 조만간 입점할 예정이다.
카페베네는 세계최대 급식회사인 아라마크의 한국계열사인 아라코와 사업제휴를 통해 국내 산업체, 병원, 학교, 공공기관 등 300곳 중 연내 50여 곳에 카페베네 체인점을 우선 개설할 계획이다.
카페베네는 원산지 고유의 맛이 살아있는 싱글 오리진 커피와 정통 유럽식 벨기에 와플, 번빵, 젤라또아이스크림 등의 특색 있고 다양한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20~30대 젊은 여성층 사이에 유행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와플을 접목해 새로운 브런치 문화를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고객유치ㆍ홍보ㆍ판촉비용 유리
대형마트에 입점한 숍인숍 가맹점의 경우, 정기적으로 배포되는 마트 전단지에 광고 게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별도 광고비가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혼자서 운영이 가능하며, 특별한 홍보활동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고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패스트푸드형 치킨전문점 ‘맘스터치’는 현재 10여 개의 숍인숍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해운대아울렛점, 고양GS점, GS청주상당점의 대형마트 내 매장을 비롯해 대학교, 역사 등지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들을 갖추고 소비자들을 흡수하고 있다.
후라이드치킨, 양념치킨, 구운치킨, 데리야끼 등의 치킨 메뉴 외에 치킨버거, 후렌치후라이, 치킨볼, 치즈스틱 등을 함께 판매하는 패스트푸드형 치킨전문점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5년 만에 가맹점 230개를 돌파,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저렴한 창업비용으로 기존의 대형 패스트푸드점과 똑같은 제품을 동네 상권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큰 호응을 얻었다. 배달전문점과 패스트푸드 전문점을 테이크아웃형과 홀 매장형, 숍인숍 등 다양한 형태로 선택해 창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초저가국수전문점 ‘우메마루’도 대형 할인마트 식품매장을 중심으로 숍인숍 매장을 50개 이상 체인점을 개설하는 등 빠르게 성장, 올해 할인점 푸드코트 100호점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메마루는 멸치와 다시마를 끓여 육수를 내고, 갖가지 고명을 얹은 잔치국수 한 그릇을 1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하고 있다.
◆ 기존 아이템과 연관성 있어야
숍인숍 창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점포의 아이템과 충돌하지 않고, 보완. 연관되는 것을 골라야 매출 상승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숍인숍은 개별적인 홍보가 어려워 대학가나 학교, 사무실 주변 등 입지가 좋은 곳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의할 점은 숍인숍 매장의 경우 대부분 점포 세입자에게 재임대를 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월세 이외의 관리비, 임대 기간, 영업시간 등을 명시한 계약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매월 매출의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할 건지, 월세를 지급할 건지 등도 신중하게 협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강 대표는 "기존 업종에 가려 업종의 정체성이 희석되지 않도록 매장 분위기와 디자인에도 신경 쓰는 것이 좋다"며 "외부에서 볼 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현수막 등 각종 광고물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점포 크기는 실평수 기준 16.5㎡ 내외면 적당하고 주어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며 "특히 좁은 장소에서 많은 물건을 취급해야 하므로 설비 및 상품 진열과 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설명>
창업시장도 불황에 접어들면서 적은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한 '가게 안의 가게(숍인숍 Shop In Shop)'가 각광을 받고 있다. 사진은 대형마트 내에 점포개설로 마트 방문객들을 고객으로 유치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패스트푸드형 치킨전문점 '맘스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