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거치면서 민심을 확인한 정치권이 '민생'을 화두로 꺼냈다. 여야 가릴 것이 내분과 정쟁, 각종 의혹 등에 노출되며 실망과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먹고사는 문제를 챙겨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심이 '생계'에 쏠려 있다고 봤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온 가족이 모이는 추석 민심 밥상에서 주요 화제는 물가, 취직, 주택 등으로 분명히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줄 정치를 가리키고 있었다"고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께서 원하시는 정치의 핵심은 정쟁이 아니라 민생"이라며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이웃과 함께 나누고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헌신하던 부모님 세대들을 본받아, 약자와 미래를 위하는 법안과 예산을 충실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민생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을 '공정과 정의'라고 했다"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어떤 불의에도 타협하지 않고, 엄정한 법 집행으로 민생의 가치를 지키겠다.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기 위한 정쟁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정쟁을 그치고 민생에 집중할 해법으로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제시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새 비대위를 조속히 구성해 국회를 약자와 미래가 함께 하는 미래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들이 불안해 한다"며 현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을 부각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진행한 추석민심 기자회견에서 "연휴기간 많은 분들의 말을 들었다. 국민들이 말하는 추석 민심은 한마디로 불안이었다"라며 "윤석열 정부에 대해 민생 뒷전, 정치검찰 상전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은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빠져나온 지금 민생·경제 침체의 터널에 들어섰다"면서 "거리두기 없이 맞이하는 첫 명절에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삼중고로 인해 민생회복은 더디기만 하다. 일상회복은 가까워졌지만 민생회복은 더 멀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은 13년 만에 최악의 먹거리 물가에 맞은 한가위에 조상님을 뵙기 민망할 정도로 역대 가장 초라한 제사상이다"며 "조금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버텨야 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은 불안하고 막막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불안을 해소할 방법은 윤 대통령의 변화를 강조했다. 조 사무총장은 "국민 불안의 중심에는 정부와 윤 대통령이 있다"면서 "대통령과 정부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