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컴퓨터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실시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고등학교 시험이 전산 장애로 중단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향후 날짜를 재조정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7일 교육부와 평가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0분부터 전국 210여개 고등학교에서 2학년 학생 1만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전산장애로 중단됐다.
평가원 관계자는 "이날 오전 10시30분에서 11시 사이 학교에 시험 중단을 알렸다"며 "이날 시험은 무효로 돌리고 언제 재시험을 볼지, 원인이 무엇인지 현재 교육부와 함께 살펴보고 있다"며 "중3과 고2의 재시행 일정 모두 학교의 학사일정을 고려해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과 협의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평가는 지난해까지 지필고사 형태로 실시되다가 올해 처음 컴퓨터 기반 평가 방식을 도입했다. 당초 6일 중학교 3학년 대상 학업성취도평가를 먼저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태풍 힌남노로 연기되면서 이날 고2 대상 평가가 처음 이뤄졌다. 교육부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도 이 시험 결과를 활용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3% 표집 방식으로 치러지는 평가에서 학생들의 응시 환경이 달라져 형평성이 유지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평가 전체를 연기하기로 했다.
평가원은 올해부터 학교에서 문제지를 제공하던 기존 방식이 아닌 컴퓨터 기반 평가(CBT)로 전환했다. 학생들이 노트북이나 컴퓨터 앞에서 동시에 평가원 전산망에 접속해 시험을 치르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한편, 교육부는 오는 13일부터 학교가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시스템’을 시행한다.
희망하는 모든 초6, 중3, 고2 학급이 컴퓨터 기반으로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를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컴퓨터 기반 방식으로 실시될 예정이어서 오류없이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학업성취도 평가가 취소된 데 대해 “일제식 진단평가가 가지고 온 대참사”라며 “동시에 다수의 학생이 접속하도록 계획돼 있었는데도 먹통 사태가 지속됐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