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이직 경험, 소득 감소 등의 피해가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노동자에 더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의 지원을 받아 28일 발행한 정책보고서 ‘정규직은 아파도 출근했고 비정규직은 아파서 가난해졌다’에는 이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가 담겼다. 조사는 6월 10∼1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2020년 1월 이후 이직 경험이 있는 비정규직은 48.0%로 정규직(16.2%)의 3배 수준이었다. 두 번 이상 이직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비정규직 16.6%, 정규직 3.6%로 약 5배 차이였다.
이직한 뒤 급여가 줄어든 경우도 정규직(35.1%)보다 비정규직(49.5%)에서 더 많았다. 또 정규직 이직자 71.1%는 같은 업종에서 회사를 옮긴 데 반해 비정규직은 48.4%만이 동종 업종에서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하는 기간에 근무한 직장인도 상당수 됐다. 응답자의 65.7%는 일하지 않았다고 답했으나 29.5%는 재택근무를 했다고 답했다. 심지어 4.8%는 격리를 해야 함에도 직장에 출근해 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확진 뒤 근무한 이들은 ‘대신 맡아줄 사람이 없어서’(56.2%),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서’(29.8%), ‘복귀 후 업무에 부담이 돼서’(21.5%)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들 가운데엔 ‘일을 멈추면 소득이 줄어서’, ‘인사상 불이익이 걱정돼서’라는 응답도 있었는데, 이런 우려는 정규직(각각 6.0%, 2.4%)보다 비정규직(각각 18.4%, 15.8%)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비정규직은 지난 2년간 더욱 저하된 근로조건으로 내몰리면서 감염 위험뿐 아니라 ‘빈곤 위험’까지 감수하고 있다”며 “사각지대 없는 지원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