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위기에도 환경 지킨다”…시멘트업계, ‘친환경’ 중심 설비에 5400억 투입

입력 2022-08-08 14:22 수정 2022-08-08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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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C&E 동해공장 생산설비.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쌍용C&E 동해공장 생산설비.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시멘트업계가 올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유연탄 대신 순환자원(폐플라스틱) 대체 등 친환경에 초점을 맞춘 설비투자에 약 5400억 원을 투입한다. 이는 지난 2019년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규모다. 쌍용C&E, 한일시멘트 등 선두업체에서 시작된 친환경 투자 기조가 업계 전체로 확산하면서 단기간에 투자액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8일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를 회원으로 하는 한국시멘트협회의 ‘2022년도 설비투자 계획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설비투자 규모는 5386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비투자액인 4226억 원보다 27.4% 증가했다. 최근 5년간 평균 투자액 368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설비투자 규모가 늘어난 것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선언한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정부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환경개선 설비투자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설비투자 항목에는 환경 관련 설비투자가 전체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장치산업 특성(설비유지 및 보수)상 최근 강화된 환경규제(공해, 환경・안전), 원가절감(자동화, 에너지절약) 부문 투자(합리화설비투자)가 약 3300억 원에 달했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시멘트협회는 강화된 환경규제 준수에 필요한 환경설비 구축을 위해 시멘트업체들이 경영 부담이 큰 대규모 재원 조달을 감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내외적 경제위기와 업계 경영상황 악화에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업계가 선행조건으로 여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투자규모가 큰 주요 프로젝트는 대부분 폐플라스틱 투입설비 신설, 순환자원 재활용 증대․질소산화물(NOx)저감 킬른(소성로) 개조 등에 집중돼 있다.

설비투자에 대한 자금 조달은 내부자금(사내 유보금) 2478억 원, 회사채·은행차입 등 외부 자금 2908억 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자금 조달 비중은 2020년을 기점으로 외부 자금으로 쏠리고 있다. 2020년 내부자금(2690억 원)은 외부 자금(739억 원)에 3배가 넘었는데 불과 2년 만에 외부 자금 조달 규모가 약 4배에 달했다.

협회는 지난 3년간 안전운임제 도입에 따른 물류비 증가(약 1200억 원)와 전력 요금 인상, 국제 유연탄 가격 상승에 따른 급격한 원가 부담 증가로 내부자금에 여력이 없는 데다 탄소중립에 필요한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친환경 투자는 대내외 경제위기와 업계 경영상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마련하는데 선행조건이므로 선택과 집중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내수 출하 부진, 화물연대 파업 매출 손실 등 상반기 경영실적 악화에도 환경투자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 향후 외부 자금 조달 증가 추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조원가 상승 압박이 시멘트업계가 자체적으로 감내할 수준을 넘어선 상황이라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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