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120%, 무 70%…작황 부진에 여름 농산물 가격 폭등 우려

입력 2022-08-02 15:20 수정 2022-08-0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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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장마에 고랭지 출하량 감소…병해충까지 덮쳐 당분간 오름세 전망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쌈배추 경작지에서 쌈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뉴시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쌈배추 경작지에서 쌈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뉴시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배추와 무 등 여름 농산물의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 폭등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유가가 안정되는 상황에서 농산물 가격이 밥상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수급 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지난 달 배추 10㎏ 도매가격은 1만4160원으로 전년 대비 157.4%, 평년대비 87.5% 올랐다.

배추 가격 상승은 이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농경연은 이달 배추 10㎏ 도매가격은 2만 원으로 전년 대비 121.8%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평년에 비해서는 57.8% 비싸다.

배추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노지봄배추 저장량과 여름(고랭지) 배추 생산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달 노지봄배추 저장량은 전년에 비해 12.4%가 줄었고, 여름(고랭지) 배추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8.3%가 감소한 41만 톤에 그쳤다.

배추 출하량은 8~9월에도 꾸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은 평년 대비 14.7%, 다음 달에는 4.4%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은 "6~7월 중순까지 출하하는 준고랭지 배추는 5월 고온으로, 7월부터 8월 상순까지 출하하는 배추는 고온과 잦은 비로 평년 대비 작황이 부진하다"며 "다만 8월 중·하순 출하 배추 작황은 평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장마 이후 폭염으로 병해충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비가 많이 내려 배추가 물에 잠겼다가 곧바로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배추가 썩는 무름병이 고랭지 배추 산지인 강원도를 중심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도 상황은 비슷하다. 재배면적이 줄어든 데다 기상이 좋지 않아 작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달 무 20㎏ 도매가격은 1만8840원으로 전년 대비 72.0%, 평년 대비 62.7%가 올랐다. 이달에는 1만9000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무 역시 여름(고랭지) 무 생산량이 전년 대비 17.1%가 줄어 23만7000톤에 그쳤고, 노지봄무 저장량도 전년보다 18.6%가 줄어든 9000톤에 불과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당근과 양배추도 이달에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근 20㎏ 도매가격은 3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37.8%, 양배추도 8㎏ 내외 가격이 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8%가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추석 성수기 수급 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배추와 무 등 채소를 비축하고, 조기 방출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면서 추석 이후에는 농식품 물가가 보다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재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수급상황실장)은 "정부가 발표한 민생안정대책에 추가적인 대책도 함께 추진해 국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줄어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현재의 물가 상황이 엄중한 만큼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서도 물가안정을 위한 정부정책에 적극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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