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1봉지=500㎉ 의 공식이 깨지고 있다.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부각되며 저칼로리 라면 시장에서 농심과 오뚜기가 한판 승부를 벌인다. 농심이 2019년 신라면 건면에 이어 지난달 ‘누들핏’으로 승부수를 띄우자 ‘컵누들’의 원조 오뚜기는 라인업 확대로 맞불을 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최근 기름에 튀기지 않은 당면을 사용한 컵누들 ‘짜장맛’과 ‘로제맛’ 등 ‘컵누들’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오뚜기가 2004년 국내 최초의 당면 형태 용기면으로 선보인 ‘컵누들’은 저칼로리 라면의 원조 업체로 꼽힌다. 이번 신제품 출시로 오뚜기는 ‘짜장맛’, ‘로제맛’을 포함해 ‘매콤한맛’, ‘우동맛’, ‘매콤찜닭맛’, ‘얼큰 쌀국수’ 등 총 11종의 컵누들 라인업을 보유하게 됐다.
신제품 2종은 밀가루 대신 감자와 녹두전분으로 만든 당면을 사용했다. ‘컵누들 짜장맛’은 170㎉, ‘로제맛’이 165㎉로 간식이나 야식으로 즐기기에도 부담이 없다. ‘컵누들 짜장맛’은 쫄깃한 당면과 진한 춘장, 구수한 양파맛이 조화를 이루며, 파와 양파를 볶은 풍미유로 갓 볶은 듯한 짜장의 풍미를 살렸다. ‘컵누들 로제맛’은 매콤한 떡볶이 양념에 꾸덕한 크림과 고소한 치즈를 더해 트렌디한 로제떡볶이의 맛을 구현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소비자들의 빗발치는 요청으로 6년 만에 재출시한 ‘컵누들 매콤찜닭맛’의 인기에 힘입어 비국물형 제품을 추가로 선보이게 됐다”면서 “다양한 메뉴를 보다 가볍고 건강하게 즐기려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해 컵누들 라인업을 확장했다”라고 말했다.
농심은 오뚜기에 이어 2006년 녹두로 만든 용기면 녹두국수 ‘봄비’를 내놓고 저칼리로 라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현재 단종 상태다. 대신 2019년 저칼로리 라면 선봉장으로 ‘건면’을 앞세웠다. 농심 건면 제품은 신라면건면’과 ‘짜왕건면’, ‘짬뽕건면’, ‘메밀소바’ 등으로 ‘신라면건면’의 경우 기존 라면(500㎉)의 70% 수준인 350㎉이다. 신라면건면 컵라면의 열량은 봉지라면보다 적은 285㎉다.
누들핏은 건더기 스프 등을 주로 제조하는 태경농산이 생산해 농심에 공급하고, 판매는 농심이 담당한다. 태경농산의 지난해 매출(4133억 원)에서 농심 매출(2126억 원) 비중은 51.4%에 달해 내부 거래 논란에 처한 만큼 업계에서는 향후 판로 다변화 및 자체 브랜드 등으로 일감 몰아주기 부담을 덜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은 저칼로리 시장 성장세에 맞춰 4월 샐러드와 건면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샐러드 누들을 출시해 라인업을 확대하고,지난달에는 저칼로리 컵라면 ‘누들핏’을 새롭데 출시하며 오뚜기의 ‘컵누들’에 맞불을 놨다. ‘누들핏’은 떡볶이국물맛, 어묵탕맛 두 종류로 칼로리가 각각 150㎉, 105㎉로 기존 컵라면(신라면컵 300㎉)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누들핏은 가늘고 투명한 당면으로 쫄깃쫄깃한 식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식이섬유 1500㎎을 함유하고 있으며,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이라 더욱 깔끔하고 담백하게 즐길 수 있다. 농심은 최근 몸매 관리를 위해 저칼로리 푸드를 즐겨 찾는 트렌드에 발맞춰 맛있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누들핏을 선보이게 됐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저칼로리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건강 중시 트렌드에 힘입어 저칼로리 라면 수요는 높아지고 있다. 농심 건면도 2019년 2월 출시 직후 한달 만에 800만 개가 판매되고,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는 1억5800만개에 달한다. 농심은 2019년 부산 녹산 공장에 건면 전용 공장 생산라인을 기존 2개에서 3개로 증설해 운영 중이다.
오뚜기의 컵뉴들 역시 5월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21.1%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풀무원도 ‘정백홍’과 ‘로스팅’ 시리즈로 건면 사업 사업 확장에 나섰다. 풀무원 건면 역시 유탕면에 비해 100㎉ 가량 열량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