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1인 가구 10명 중 6명은 외로움을 경험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경제적·심리적·인적 도움을 구할 수 없는 상태인 ‘사회적 고립도’를 느낀다는 비율도 10명 중 1명이 넘었다. 1인 가구가 겪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유형별로 나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시 1인 가구 외로움·사회적 고립 실태와 대응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1인 가구 중 외로움을 겪는 비율은 62.1%에 달했다. 사회적 고립 비율은 13.6%,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동시에 겪는 비율은 12.8%였다.
지난해 서울시 1인 가구 수는 139만 가구로 전체의 34.9%에 달하고 있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동시에 겪는 비율은 성별로는 남성(13.3%)이, 세대별로는 중·장년(14.4%)이, 소득 수준별로는 월 100만 원 미만(18.1%)이 높았다. 성별·세대·혼인상태를 통틀어서는 중·장년 사별 남성(17.1%)과 중·장년 이혼 또는 별거 남성(17.0%)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1인 가구는 대부분 외로움을 느꼈고, 우울감이 있거나 자살 생각 경험이 있는 1인 가구는 모두 외로움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서울시 1인 가구의 사회적·정신적 건강 유형을 4가지로 분류했다. 우선 1인 가구 중 단순히 외로움만 느끼는 ‘외로움군’은 45%,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 중 사회적 고립 상태로 진단된 ‘고립군’은 10%로 조사됐다.
또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 중 우울증이나 자살 생각 등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외로움우울군’은 5%, 외로움과 고립, 정신건강 문제를 모두 겪고 있는 ‘고립우울군’은 3%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1인 가구의 유형별로 대책 또한 달라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례로 외로움군과 고립군에 속하는 1인 가구에는 사회적 관계망 형성 및 일자리 연계를 지원하고, 외로움우울군·고립우울군 유형에는 마음 검진 및 전문상담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1인 가구와 관련한 정책들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코로나19 기간 중 외로움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1인 가구, 저소득층 등을 지원하기 위해 ‘외로움 참여 기금’을 조성했다.
서울연구원은 “1인 가구 정책은 표준 진단 도구를 활용해 외로움·사회적 고립·정신건강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며 “1인 가구의 인구학적·사회경제적 특성에 따라 맞춤형 처방을 제공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지원·연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