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총수 일가 주가하락기 틈타 계열사 지분확대

입력 2009-03-19 17:19 수정 2009-03-2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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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가 허준홍식 GS홀딩스 지분 47만주·김승연 한화 회장 (주)한화 지분 22.46%로 확대

지난 1년간 주식시장 침체기를 맞아 재계 총수들과 2, 3세들이 그룹 계열사들의 주식을 매집, 조용히 지분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재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S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2, 3세들의 지분률을 집중적으로 높이면서 친청체제를 강화했다.

GS그룹 창업주 고(故) 허만정 회장의 장손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아들인 허준홍씨는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GS홀딩스 지분 47만226주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허준홍씨는 GS홀딩스 주식 115만6141주(1.24%)을 보유하게 됐다.

반면 허창수 그룹 회장의 삼춘인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GS홀딩스 주식 35만4520주를 처분했다. 하지만 허승조 부회장의 장녀인 허지안씨와 차녀인 허민경씨가 지난해 연말까지 허승조 부회장이 매각한 주식을 18만2840주와 17만1680주를 각각 사들여 경영 참여의 발판을 만들었다.

GS 방계그룹의 승산가(家) 허완구 회장의 장남인 허용수 GS홀딩스 사업지원담당 상무와 딸 허인영씨도 지난해 주식을 집중 매입하면서 지분률을 높였다. 허용수 상무는 지난해 55만9000주를 사들여 지분률을 4.1%(381만1813주)로 높였으며 허인영씨도 비슷한 시기에 12만6000주를 매입해 1.41%(131만7886주)로 지분율을 높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3세들의 지분참여가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며 "지분 구조와 가족관계를 본다면 친정체제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차남 조현문 부사장과 삼남 조현상 전무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지난해 10월 ㈜효성 주식 13만주와 5만주를 각각 매입해 조 부사장의 지분율은 6.94%(243만6957주), 조 전무의 지분율은 6.67%(234만3716주)로 높아진 상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경후씨도 IMF 외환위기 이후 CJ제일제당이 발행했던 3만7000여주의 우선주에 대한 보통주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현승담씨 역시 지분을 늘리기에 나섰다. 현씨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총 일곱 차례에 걸쳐 그룹 주력 계열사인 동양메이저 주식을 사들였다. 이로 인해 74만1644주(0.87%)였던 보유 주식이 83만1754주(0.97%)로 9만주 가량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재벌들은 경영권을 자녀들에게 넘기는 정지 작업을 가속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 3세 뿐만 아니라 재계 총수가 직접 나서 지분을 확보한 경우도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달 9일 한화증권이 처분한 ㈜한화 주식 170만주를 사들였다. 김승연 회장은 이 과정에서 ㈜한화 주식 450만주를 담보로 우리은행으로부터 300억원을 차입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확정된 후 한화그룹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던 때에도 꾸준히 지분매집에 나서 242만주를 늘렸다. 이에 따라 김승연 회장은 ㈜한화의 지분율은 16.97%에서 22.46%로 끌어올리면서 경영권을 보다 강화시켰다.

한화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주식시장이 급랭하면서 주가가 하락해 이를 방어하기 위해 매입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일가도 지난달 26일 ㈜코오롱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적극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오롱 BW 청약에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 자금이 각각 880억5000만원, 809억원 가량 등 총 1700억원 가량이 몰려 평균 경쟁률 1.7대 1을 보였다.

당시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이웅렬 회장은 지난달 2만6800원에 행사할 수 있는 코오롱의 BW를 각각 1만주와 63만주 매입했다.

이처럼 재계 총수의 친정체제 강화 및 2, 3세들의 경영참여가 눈에 띄지만 해당 기업들은 "개인적 투자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증권시장에서는 언젠가 확보해야 할 지분을 주가가 하락했을때 사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벌가 자녀들이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자 싼값에 주식을 사면서 경영권 승계 준비는 물론 자사주 매입효과까지 누리고 있다"며 "아울러 경영권 안정과 지배력 강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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