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6%대로 치솟았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코로나19 이후 소비심리 회복으로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과 서비스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농축산물 가격까지 급등해 상승폭이 커졌다.
통계청은 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8.22(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했다고 밝혔다.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부터 5개월 연속으로 3%대를 유지하다가 올 3월(4.1%) 4%대를 넘어섰다. 5월(5.4%)에는 5%대를 넘어섰고, 6월 6%대를 기록하며 가파른 상승 폭을 보였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4.4% 올랐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3.9% 상승했다. 각각 2009년 3월(4.5%), 2009년 2월(4.0%)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5.7% 올라 1998년 11월(10.8%) 이후로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외식비 등 개인서비스 가격의 오름세가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두 품목의 물가 기여도는 각각 3.24%포인트(P), 1.78%P로 전체 물가 상승률 중 5.0%를 기여했다. 공업제품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석유류(39.6%)의 강세로 9.3% 올랐다. 석유류에서는 휘발유(31.4%), 경유(50.7%), 등유(72.1%), 자동차용 LPG(29.1%)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서비스 물가는 개인 서비스가 5.8%, 공공서비스가 0.7%, 집세가 1.9% 오르면서 3.9% 상승했다. 이 중 개인서비스는 외식(8.0%)과 외식 외(4.2%)가 모두 올라 5.8% 상승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전기·가스·수도도 4~5월 전기·가스요금의 인상으로 1년 전보다 9.6% 올랐다.
농·축·수산물도 축산물(10.3%)과 채소류(6.0%)를 중심으로 4.8% 올랐다. 농·축·수산물의 기여도는 0.42%P였다. 곡물 사료비와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 돼지고기(18.6%), 수입쇠고기(27.2%), 닭고기(20.1%) 등 육류의 오름폭이 컸고, 포도(31.4%), 배추(35.5%), 수박(22.2%), 감자(37.8%) 등도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