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9시 01분 가상자산(암호화폐) 통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15.58% 하락한 2만2492.26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16.25% 내린 1206.40달러, 바이낸스코인은 12.85% 떨어진 222.81달러로 나타났다.
이 밖에 카르다노(에이다) -6.51%, 리플(XRP) -9.62%, 솔라나 -7.22%, 도지코인 -15.46%, 폴카닷 -5.36%, 트론 -16.47% 등으로 집계됐다.
전날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 유일하게 상승했던 트론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달러연동코인)이 1달러 가치보다 하락하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가상화폐 시장이 부진한 것은 미국 증시가 폭락세를 보인데 영향을 받았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6.05포인트(2.79%) 하락한 3만516.74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51.23포인트(3.88%) 떨어진 3749.63으로,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530.80포인트(4.68%) 급락한 1만809.2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월 기록한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수가 종가 기준 약세장에 진입한 것은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5월 CPI 상승률이 8.6%로 4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연준의 긴축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화되면서 3대 지수를 모두 끌어내렸다. 연준이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고강도 긴축에 나설 경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시장을 짓눌렀다.
미국의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0bp(1bp=0.01%포인트)가량 오른 3.43%까지 올랐다. 이는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장중 한때 2년물 국채금리가 10년물 국채금리를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웃돌면서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된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70% 수준으로 1주일 전에 기록했던 97%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대신 이번 회의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30% 근방으로 1주일 전의 3% 수준에서 크게 높아졌다. 자이언트스텝의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증시에서 확산된 공포심은 가상자산 시장으로도 퍼지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이고 있는 이더리움은 앞으로 수 개월간 약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케빈 스벤슨은 트위터를 통해 “이더리움 및 가상자산 하락장은 140일 정도 더 진행될 전망이다. 128주 SMA(단순이동평균)과 50주 EMA(지수이동평균)는 과거 사이클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며 “128주 SMA 아래에서 보내는 기간은 매우 길다. 최소 1년간 보합세를 나타낼 전망이다”고 진단했다.
2018년 가상자산 약세장을 예견한 미국 유명 트레이더 피터 브랜트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로 약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주봉 차트기준 지난달 31일의 고점을 넘지 못하면 1만27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2만 달러 지지가 매우 견고하기 때문에 이러한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한 그는 “미 달러인덱스(DXY)가 하반기 더욱 상승할 것이고 비트코인은 2024년 초까지 신고점을 경신하긴 어려울 것이나, 그전에 강세장이 오기는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투자심리는 여전히 위축돼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의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가 전날보다 3포인트 내린 8을 기록해 ‘극단적 공포’가 계속됐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의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공포 탐욕 지수는 변동성(25%), 거래량(25%), SNS 언급량(15%), 설문조사(15%), 비트코인 시총 비중(10%), 구글 검색량(10%) 등을 기준으로 산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