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이제 제대로 자기 정치 한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선거 승리를 끌어내기 위해서 했던 1년과는 앞으로의 1년은 참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일각에서 제기된 '조기 사퇴론'을 일축하는 동시에 2년 후 있을 총선에 대비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가 이루고 싶은 세상, 제가 옳다고 생각했던 세상,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들 그리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당을 만들기 위해 제 의견을 더 많이 투영시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 상납'과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당 윤리위원회가 오는 24일께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그 과정은 당연히 민주적으로 진행될 것이고 하지만 제 의견의 색채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저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정치를 했다. 제 선거가 아녔다"며 "제가 책임이 있는 선거지, 제 선거가 아니지만, 목숨 걸고 뛰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공적인 목표를 수행하느라 당의 대선과 지선을 이기는 과정 속에서 제 개인이 자기 정치 측면에서 입은 피해는 너무 심하다"며 "이제부터는 그런 것들을 따져 물을 것이고 적어도 당당하게 논쟁하고 옳은 방향으로 세상을 바꾸기 위한 제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결국에는 선거의 지휘관으로서 국민들과 당원들이 원하는 선거 승리를 끌어내기 위해서 했던 1년과는 앞으로의 1년은 참 다를 것"이라며 "원래 전시의 리더십과 평시의 리더십은 다르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는 외부의 다른 당과 다투고 싸우는 과정에서 우리 당이 체계를 정립했다면 이제는 여당으로서 어떻게 안정적인 국정을 뒷받침할 것이냐라는 큰 과제가 저희들 앞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차기 총선 공천 룰과 관련해 "결국 지금 총선 승리를 위해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하는 것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총선에 가장 중요한 여당의 지점은 공천"이라며 "그것을 시스템화하는 것에 상당한 정권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저는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차피 공천은 나중에 다음 당 대표가 할 텐데 왜 공천 룰을 정하려고 하느냐'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 자체가 굉장히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발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혁신위의 행보에 반대되는 논리로 '나중에 어차피 대표가 다 해먹을 텐데 왜 지금 네가 신경 쓰느냐'라고 하는 거는 그거야말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혁신위에서 논의된 안들은 최고위원회의 검토를 다 거쳐서 우리가 당헌 당규에 반영시킬 것이고 제도화할 것"이라며 "이것에 대해 선제적인 흔들기를 하시는 분들이 또 나오는데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질타했다.
이어 "제 다음 당 대표가 누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 원칙이 지켜진다고 한다면, 민주적인 절차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하면 저희는 앞으로 선거에서도 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