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조 클럽, NHㆍ삼성ㆍ키움 빠지고 메리츠 들어갈 듯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1조 클럽’ 증권사들의 올해 영업이익이 1조6000억 원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이례적으로 증시 호황을 누렸던 기저효과에 올해 증시 위축으로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증권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 1조 원 이상을 달성했던 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등 5곳의 올해 영업이익은 1조637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24% 줄어든 규모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영업이익이 각각 1조2090억 원, 1조2740억 원에 달하며 1조 원 이상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NH투자증권(8780억 원), 삼성증권(9210억 원), 키움증권(8980억 원)은 1조 원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하락이 예상되면서 이들 회사의 목표주가도 1년 전보다 평균 17% 낮아졌다. 키움증권(-31%), 한국금융지주(-19%), 미래에셋증권(-15%), NH투자증권(-11%), 삼성증권(-9%) 순으로 하향 폭이 컸다.
국내 증권사들은 금리 상승, 유동성 축소, 경기 침체 진입 우려 등에 국내외 주식 거래대금 감소, 지수하락에 따른 IPO 시장 위축으로 수수료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유가증권 시장에서의 주식 등 거래대금은 약 824조24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1501조3800억 원)보다 45% 급감했다. 약세장에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등 올해 들어 기업 6곳이 IPO를 철회했다. SSG닷컴과 쏘카 등 올해 증시 입성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 역시 상장을 연기하거나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익으로 지탱해온 증권사들의 IB수익도 신규 딜 확보가 어려워지며 수익 감소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증권사들의 ECM(주식발행)부문 수수료수익은 감소세이나 PF 관련 수익이 지속적으로 반영돼 IB(투자금융) 수익은 그나마 양호했다. 하지만 조달 비용 증가로 이마저도 앞으로 녹록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참고할 때 증권주 밸류에이션 확장을 위해선 신금융상품 출현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1999~2000년 바이코리아, 2007년 주식형 펀드, 2010년 랩(Wrap), 2014~2015년 ELS(주가연계증권) 등이 대표적 사례다. 실제 동기간 증권업종은 금융주 내 높은 성장성을 부각 받으며 코스피 대비 큰 폭의 초과수익을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올해 영업이익이 1조 원을 웃돌며 1조 클럽 가입이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PF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어난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3769억 원)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