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지옥’에 5년 동안 문자 메시지로만 대화하며 갈등을 키워온 부부가 등장했다.
6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5년째 문자로 대화하는 음소거 부부 편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각자의 공간에서 생활하며 대화를 일절 차단한 부부의 일상이 공개됐다. 부부는 어쩔 수 없을 때만 문자 메시지를 통해 대화했다. 그마저도 서로를 향한 비난과 원망이 담겨 있었다.
“언제부터 균열이 생겼냐”는 물음에 남편은 “아내가 임신했을 때였다. 크리스마스이브 때 싸웠는데, 아내가 달리는 차 안에서 내려달라고 했다”며 “같이 갔어야 했는데 제가 내리라고 해서 아내만 내렸다. 그때가 밤늦은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한겨울 늦은 밤, 만삭의 아내를 도로에 버리고 간 것.
아내는 당시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감정이 조금씩 쌓여온 것이지, 어떤 사건이 계기가 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 “임신 기간 동안 출퇴근 시간이 오래 걸려 데려다 달라고 했을 때 부탁을 들어준 적이 거의 없다”며 남편에게 보호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남편은 “더 자고 싶고 귀찮았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아내는 “(남편이) 사과는 늘 한다. 정작 어떤 것에 대해 미안한 것인지, 그거에 대해 자신이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얘기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인터뷰에서 “남편에 대한 존재 가치를 저는 잘 모르겠다. 애들이 성인이 되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두 사람의 일상을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두 분은 정서적으로 이혼 상태”라며 “가장 기본적인 신체 접촉이 전혀 없다. 눈도 안 맞추고 언어적 대화도 거의 없다. SNS로 대화하지만 이는 육아를 위한 업무 분담”이라고 말했다.
또 “‘자녀가 없다면 이혼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다”며 “하지만 자녀가 있기 때문에 다른 각도로 봐야 한다. 아이들은 아마 ‘엄마 아빠가 우리 인생 최고의 난제’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탄식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변화가 필요하다며 “지인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건 지양해야 하고, 두 사람이 대화할 때는 중재자가 필요하다”는 솔루션을 내렸다. 녹화를 마친 부부는 서로에게 고생했다는 위로의 말을 건네며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한편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매주 월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