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인도 벤처캐피털, ‘탈중국’ 물결에 인기 폭발

입력 2022-05-3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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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관련 VC 모금액 31억 달러, 지난해 전체 수준 근접
작년 기업 규제, 올해 제로 코로나로 투자자 중국 이탈
대신 동남아와 인도에 대거 유입

▲싱가포르에서 2018년 3월 26일 보안요원이 그랩 사무실 앞을 지키고 있다. 싱가포르/AP뉴시스
▲싱가포르에서 2018년 3월 26일 보안요원이 그랩 사무실 앞을 지키고 있다. 싱가포르/AP뉴시스
중국에서 투자자들이 이탈하는 현상이 가속하면서 동남아시아와 인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털(VC)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

30일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리서치 업체 프리킨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동남아와 인도에 초점을 맞춘 VC들이 올해 들어 31억 달러(약 3조8465억 원)를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미 지난해 전체 모금액인 35억 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반면 중국 중심의 VC 모금액은 현재 21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272억 달러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해 사교육을 금지하면서 수많은 외국 VC의 지원을 받던 온라인 교육 기업들의 사업을 하루아침에 무력화했고, 이용자 데이터 보호를 이유로 기술 기업들에 엄격한 규칙을 도입하는 등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투자자들을 괴롭혔다. 최근엔 IT 기업들에 대한 단속이 끝났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엄격한 규제가 중국과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투자자들을 더 경악하게 만들고 있다.

반면 동남아와 인도는 최근 수년간 현지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들로 인해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블록버스터급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킨 인도 음식배달 앱 조마토와 싱가포르 차량공유업체 그랩이 대표 사례다.

최근 동남아와 인도 스타트업에 투자할 신규 자금 6억 달러를 조달한 싱가포르 정글벤처스의 아미트 아난드 공동 창업자는 “우리가 대화한 투자자의 절반이 중국 밖에서의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었다”며 “그들은 중국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뒀음에도 역풍을 염두에 두고 동남아와 인도에 더 많이 투자하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도와 동남아 시장은 대형 기술기업들이 밀집한 중국에 비하면 아직 규모 면에서 미미한 수준이다. 중국에서도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헬스케어나 의약 관련 스타트업이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여전히 새로운 지역으로의 자금 유입은 현지 스타트업에 순풍이 될 수 있으며, 올해 들어 벌어졌던 밸류에이션 우려에 따른 스타트업 매도세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닛케이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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