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가 종을 뛰어넘는 '스필오버' 가능성은 극히 낮아
최근 유럽 곳곳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보건당국이 풍토병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23일(현지시간)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원숭이두창에 대한 위험 평가에 대해 발표하면서 원숭이두창이 반려동물 등으로 옮길 경우 유럽에서 풍토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숭이두창은 주로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발병해 아프리카 외 지역에서 감염 사례가 거의 없었으나, 최근 들어 유럽과 북미 등에서 감염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보건안전국에 따르면 영국에서만 36명의 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원숭이두창 감염 환자는 총 56명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 15일 이후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 등 유럽에서만 9개국에서 67건이 넘는 감염 사례가 나왔다. 이를 전 세계로 넓혀보면 23일 기준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호주 등 15개국에서 100건이 넘는 확진 사례가 보고된 상태다.
ECDC는 청설모 같은 설치류가 바이러스 확산에 적합한 숙주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사람에게서 동물로 전이되는 게 이론적으로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설치류뿐만 집에서 키우는 반려동물도 숙주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ECDC는 "(원숭이두창에) 노출된 반려동물을 관리하고, 병원균이 야생 생태계로 옮겨가지 않도록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사람에게서 동물로 전이되면 바이러스가 동물 집단에서 확산해 유럽에서 풍토병이 될 가능성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처럼 바이러스가 종(種)간 장벽을 뛰어넘는 '스필오버'가 일어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ECDC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까지는 상대적으로 발병 사례가 많지 않지만, 유럽 개별 국가들이 원숭이두창에 대한 빠른 진단과 추적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천연두 백신과 항바이러스제, 개인보호 장비 등의 가용성도 검토해야 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