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위기 보험사, 한숨 돌린다…금융당국ㆍ국회 '지원사격'

입력 2022-05-23 14:54 수정 2022-05-2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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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도 보험사 건전성 위기 공감
RBC비율 규제완화 곧 발표될 듯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재무건전성 위기를 맞은 보험업계가 한숨 돌리게 됐다. 금융당국은 지급여력비율(RBC) 규제를 완화를 검토하고 있고, 국회에서도 보험사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23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RBC 비율을 공시한 15개 생명보험사의 평균 RBC 비율은 179.7%로 3개월 전(222.3%)보다 42.6%포인트(p) 하락했다. 손해보험사 10곳의 평균 RBC 비율은 181.3%로 3개월 전(201.3%) 대비 20.0%p 떨어졌다.

최근 대내외 금리 인상으로 채권금리가 상승해 보험사가 보유한 매도가능채권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는 가용자본을 줄게 하고 RBC를 낮춘다. 오는 6~7월 미 연준의 빅스텝(한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이 시행되면 보험사의 RBC가 100%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급격한 건전성 위기를 맞은 보험업계는 최근 금융당국에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손해보험업계는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 활용방안을 중점으로, 생명보험업계는 적기시정조치 유예를 중점으로 제안했다.

LAT는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한 뒤 차액을 책임준비금으로 추가 적립하는 제도다. 책임준비금은 보험사가 장래 보험금지급 청구, 해약금 등 계약상 책임이행을 위해 적립하는 추가 금액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주로 준비금 적립을 했으나,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잉여금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생명은 18조 원, 한화생명 7조 원, NH농협생명도 3조 원 수준의 잉여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는 LAT에서 발생한 잉여금의 40~60%를 가용자본으로 인정해주는 방식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용자본이 늘면 RBC비율이 늘어나게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건전성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데에는 이번 RBC 하락 원인이 보험사의 부실 관리 때문이 아닌, 대내외적인 경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판단해서다. 금융당국은 이번 규제 완화를 빅스텝이 시행되기 전에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국회에서도 보험업계의 건전성 위기에 공감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실은 오는 25일 생명 손해보험협회와 함께 '보험산업 리스크 관리, 신사업 활로는'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윤재옥 정무위원장과 양 보험협회장이 참석할 예정인 이 자리에서는 급격한 금융시장 변동 속에서 보험산업 리스크 관리 대책을 짚어보고, 회복 방안을 논의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 이어 국회에서도 보험사 건전성 위기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며 "보험사 규제 완화에 대한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RBC란 보험사의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에서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보험계약자들이 보험금 지급 요청을 한꺼번에 했을 때 이를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낸다. 보험법상 RBC는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금융당국은 RBC가 100% 밑으로 하락하면 적기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다. 적기시정조치가 내려지면 보험사는 당장 자본확충 등 재무개선 계획을 수립, 이행해야 한다. 이를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다면 최악의 경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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