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격차' 과시한 이재용…바이든 "고맙다 삼성"

입력 2022-05-20 21:02 수정 2022-05-2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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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노 공정 시제품 소개…TSMC 기술 격차 대외 홍보
"한미 기술 동맹에서 동등한 위치 인식 심어줬을 것"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삼성전자의 '반도체 초격차' 기술력을 직접 소개하며 민간 경제외교관 역할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일정에서 삼성전자 방문은 매우 중요하며 공급망 핵심으로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20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안내했다. 두 정상은 현재 가동 중인 평택 1라인(P1)과 건설 중인 3라인(P3)을 둘러봤다.

이 부회장은 한미 정상에게 조만간 양산할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 세계 최초 3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을 선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 기술보다 칩 면적은 줄이고 소비전력은 감소시키면서 성능을 높인 신기술이다. 삼성전자는 GAA 기술을 적용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TSMC보다 먼저 3나노 양산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 나노 기술은 웨이퍼에 새길 수 있는 전기회로와 연관이 깊다. 전기 회로가 가늘수록 생산효율이 높아지고 반도체 성능도 좋아진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미세공정을 두고 TSMC와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의 파운드리는 4나노 공정에 머물러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상반기 3나노 제품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3나노 공정으로 만든 시제품을 소개하면서 우리나라가 미국과의 기술 동맹에서 동등한 위치에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을 것으로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삼성전자 주요 고객사인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크리스티아누 아몬 최고경영자(CEO)가 동행한 만큼 TSMC와의 기술 격차를 대외적으로 확인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재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첫 일정으로 군사시설이 아닌 삼성전자를 찾은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면서 "미국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세계가 주목하는 최대의 정치 이벤트인 만큼 삼성전자의 앞선 반도체 기술력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23분께 전용 공군기 에어포스원 편으로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군 관계자들과 환담을 한 후 곧장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로 향했다.

1시간 반가량 평택 캠퍼스에 머문 한미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양국 간 경제ㆍ기술 동맹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삼성전자에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1조 원)를 투자해 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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