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친환경차들이 해외 시장에서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1분기 수출은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했다.
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1∼3월 친환경차 수출은 11만1252대로 지난해 동기간(8만6538대) 대비 28.6% 늘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1분기보다 19.7% 증가한 5만677대를 수출, 기아는 39.0% 늘어난 5만5175대를 수출하며 각각 5만 대 선을 넘어섰다.
1분기 수출 친환경차가 10만대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연간 수출 대수는 40만대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평가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연간 친환경차 수출량은 37만3007대로, 전년(26만9874대) 대비 38.2% 늘어 처음으로 30만대를 넘어섰다.
해외 시장에서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차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아이오닉 5와 EV6를 비롯한 전용 전기차와 싼타페·쏘렌토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에 힘입어 전체 수출량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수출량은 5만391대로 지난해 1분기(2만7921대) 대비 80.5%나 늘었다. 현대차가 2만1250대로 지난해보다 2배가량 증가했고, 기아는 2만9141대로 71.7% 늘었다. 반면 수소전기차 넥쏘는 1분기에 50대가 수출되는 데 그쳐 지난해(407대)보다 87.7%나 감소했다.
전기차 중 최근 미국과 유럽 잇단 호평을 받고 있는 아이오닉 5는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31일부터 열린 2022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IIMS)에서 아이오닉 5를 처음 공개하고 사전 계약 접수를 시작했다. 현대차 인니판매법인에 따르면 아이오닉 5가 공개된 뒤 지난 4월 22일 판매가격 공개와 함께 접수된 공식 계약 대수는 지난 27일까지 1587대에 달했다. 이는 작년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총 판매(693대) 대수의 2배를 훌쩍 넘긴 규모다. 특히 판매 가격이 공개된 22일 이전에도 약 800대의 사전 계약이 접수되는 등 아이오닉 5의 흥행을 입증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이번 아이오닉 5의 흥행으로 인니 전기차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동남아 시장 거점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인니 전기차 판매량 693대 중 현대차의 아이오닉과 코나 전기차가 605대를 차지해 8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 현대차는 지난 3월 16일 인도네시아에 아세안 지역 최초의 완성차 생산거점을 구축했다. 생산능력은 우선 연 15만 대 수준으로 시작해 향후 25만 대가량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와 인구 6억 명 이상의 아세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해당 공장을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은 현대차가 지은 아세안 지역 첫 생산기지다. 향후 일본의 텃밭인 아세안 시장에 현대차 전기차를 공급하기 위한 전진기지가 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인니 시장을 통한 동남아 시장을 장악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거점”이라며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은 인도네시아 미래 산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될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