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산업 생산이 전월보다 1.5% 늘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소비와 투자는 감소했다. 소매판매 등 내수 지표들이 줄면서 불안한 회복세가 나타난 모습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은 29일 발표한 '2022년 3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가 계절조정지수 기준 117.1(2015년=100)로, 전월보다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산업 생산은 올해 1월(-0.3%), 2월(-0.3%) 두 달 연속으로 감소하다가 석 달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서비스업 생산과 광공업 생산이 호조를 보이면서 전체 생산이 증가세로 전환했고, 최근 경기가 두 달 연속 주춤했던 데서 벗어나 다시 회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내수 지표들이 일제히 감소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불안한 회복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생산은 반도체(-2.3%) 등에서 생산이 줄었지만, 식료품(7.1%), 기타 운송장비(11.3%)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 대비 1.3% 증가했다. 기타 운송장비는 LNG선 등 가스 및 화학 운반선과 민수용 항공기부품 등의 생산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특히 식료품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자택격리가 늘어나면서 햄 및 소시지, 라면류, 김치 등 가정용 식재료의 생산이 증가했다. 어 심의관은 "오미크론 확산이 정점을 찍으면서 확진자와 재택 격리 치료자가 급증해 가정 내 식재료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스크림 등 일부 품목은 봄철 소비도 늘면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예술·스포츠·여가(-0.4%) 등에서 생산이 줄었지만, 금융·보험(3.8%), 도소매(1.2%) 등에서 생산이 늘면서 전월 대비 1.5% 증가했다. 금융·보험은 주식 등 금융상품 거래 및 은행대출 등이 늘면서 지난해 6월(4.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도소매에서는 오미크론 등의 영향으로 음식료품, 의약품 등의 판매가 늘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는 2월 120.1(2015년=100)로 전월보다 0.5% 감소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1%) 판매가 늘었지만, 가전제품 등 내구재(-7.0%)와 의복 등 준내구재(-2.6%)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다.
설비투자는 컴퓨터 사무용 기계 등 기계류(-2.9%)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3.0%)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 대비 2.9%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토목(3.1%) 공사 실적이 늘었지만, 자재비 상승과 주거용 건축 공사 실적 감소 등으로 인해 건축(-1.4%) 공사 실적이 줄면서 0.3%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월보다 0.2포인트(P) 떨어져 6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3P 하락한 99.5로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 흐름을 전반적으로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가 6개월 만에 하락한 점은 대외여건 속에 경기 회복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징표로 볼 수 있어 각별한 주의와 긴장감을 요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동행지수의 단기간 조정은 자주 발생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지만, 경기 흐름을 구성하는 요소 중 상방 요인과 하방 요인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시사해 어느 쪽에 더 힘이 실릴지에 따라 향후 경기 흐름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