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달러를 회복했던 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3만8000달러 선까지 급락했다. 중국 베이징의 봉쇄 우려와 러시아의 인접 국가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로 미 증시와 동반 하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27일 가상자산(암호화폐) 통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5.78% 하락한 3만8120.16달러(각 거래소 평균가)에 거래됐다. 4만 달러 붕괴 이후 전날 다시 회복했지만, 하루 만에 무너졌다. 이더리움은 3000달러 지지선을 내주며 2800달러 선(-6.67%)까지 하락했고, 바이낸스코인도 4.65% 내렸다.
이 밖에 솔라나 -5.39%, 리플(XRP) -7.58%, 테라(루나) -8.77%, 카르다노(에이다) -7.92%, 아발란체 -5.73%로 나타났다. 도지코인은 시가총액 12.73%나 떨어지면서 다시 11위로 밀려났다.
이날 미 증시도 급락세를 보였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09.28포인트(2.38%) 떨어진 3만3240.1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0.92포인트(2.81%) 하락한 4175.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14.11포인트(3.95%) 급락한 1만2490.74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 최저점으로 떨어진 나스닥 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 확대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여파로 분석된다.
러시아가 폴란드로 가스공급을 중단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폴란드 최대 뉴스포털 중 하나인 Onet.pl은 정부와 석유가스업계를 인용, 러시아가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한 폴란드로의 가스공급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폴란드 측에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지난 22일 러시아가 제시한 가스대금 루블화 결제를 위한 준비 시한이 지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폴란드 정부는 러시아에 가스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특히 나스닥이 큰폭으로 떨어진 것과 관련해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비트멕스 창업자의 하락 전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서 헤이즈 비트멕스 창업자는 이달 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정책이 대형 기술주를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헤이즈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움직임이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하방 압력을 더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나스닥 지수와 같이 움직이고 있다”며 “주요 가상화폐 가격과 나스닥 지수의 중, 단기 상관관계가 더욱 밀접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스닥 지수 하락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 하락을 시사할 것이라고 분석하며 “다가오는 6월까지 비트코인이 3만 달러, 이더리움이 2,500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날까지 소폭 회복했던 투자 심리는 다시 얼어붙었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알터너티브의 자체 추산 ‘공포·탐욕 지수’가 전날보다 6 포인트 내린 21을 기록했다. 투심이 악화되며 공포 단계에서 극단적 공포 단계로 전환됐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의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공포 탐욕 지수는 변동성(25%), 거래량(25%), SNS 언급량(15%), 설문조사(15%), 비트코인 시총 비중(10%), 구글 검색량(10%) 등을 기준으로 산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