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기대감에 '쑥'…정부 '경고'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찮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에선 최근 매맷값은 물론, 전셋값 신고가 사례가 연일 속출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역시 이례적으로 강남4구 집값 상승세를 지적하는 등 규제 완화에 따른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지역 아파트 신고가는 주로 정비사업 기대감이 큰 곳에 집중됐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 전용면적 73㎡형은 지난달 18일 27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단지 같은 평형의 종전 최고가는 지난해 2월 28일 24억500만 원으로, 1년 새 2억9500만 원 올랐다.
송파구 신천동 장미1차 전용 71㎡형은 지난달 31일 21억5000만 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11월 21억3000만 원에 거래된 뒤 넉 달 새 2000만 원 상승한 가격에 거래됐다.
개포주공6단지와 장미1차는 강남지역 내 재건축 핵심단지로 꼽힌다. 개포주공6단지는 1983년, 장미1차는 1979년 준공돼 두 단지 모두 재건축 연한(30년)을 훌쩍 넘겨다. 현재 재건축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윤석열 정부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 완화 등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을 시행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강남지역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 사례가 속출한 것으로 보인다.
강남지역에선 재건축 단지와 함께 신축·핵심 단지도 연일 상승세다.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84㎡A형은 지난달 22일 37억7000만 원에 매매됐다. 지난달 9일 전용 84㎡B형이 신고가인 38억 원에 거래된 이후 보름도 안 돼 신고가에 근접한 금액에 재차 팔렸다.
집값이 들썩이자 전셋값도 덩달아 뛰었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 센트럴 아이파크 전용 102㎡형은 지난달 1일 12억5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지난 2월 같은 평형이 10억 원에 신규 계약을 맺은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만에 2억5000만 원 급등한 것이다.
정부도 강남4구 집값 급등을 경고하고 나섰다. 홍 부총리는 13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3월 들어 규제 완화와 개발 기대감으로 서울 강남4구에서 매매 가격과 수급 지수가 먼저 반등하는 등 불안 심리가 재확산 조짐을 보인다”며 “하향 안정세 흐름 속에 시장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