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조류인플루엔자·인도적 사육 압박…달걀도 비싸진다

입력 2022-03-3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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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 일선 농가들 암탉 수백만 마리 살처분 위기
코로나 이후 소비자 인식 달라지면서 인도적 사육도 부각
주 정부들 ‘닭장 없는 사육’ 정책화...농가 비용 압박
대기업만 살아남는 구조되면서 가격 추가 인상 우려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식료품 진열대에 2020년 5월 14일 ‘닭장 없는 사육’ 달걀이 판매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식료품 진열대에 2020년 5월 14일 ‘닭장 없는 사육’ 달걀이 판매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미국 달걀 농가가 질병과 사회적 인식 변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에 직면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전역에 치명적인 조류인플루엔자(AI)가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I가 상업용 달걀 농장을 강타하면서 농장주들은 암탉 수백만 마리를 살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에 주요 곡물 가격이 치솟은 탓에 닭 모이값 역시 10년 내 최고치인 상황에서 질병까지 더해지면서 미국 농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인도적 사육에 대한 인식이 중요해지면서 관리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등 8개 주 정부는 1월부터 ‘닭장 없는 사육’이라는 정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미국 전체 달걀의 12%를 소비하는 캘리포니아는 닭장에 갇힌 암탉의 달걀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다른 주 정부도 유사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새 정책에 따라 농가는 비좁은 공간을 포기하고 암탉이 날개를 뻗고 둥지를 편안히 틀 수 있는 생활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자본력이 센 대기업은 주 정부의 정책을 따르는 데 큰 무리 없지만, 소규모 축산농가는 투자와 폐업의 갈림길에 섰다. 로드아일랜드에서 닭 4만5000마리를 키우는 한 농부는 주 정부가 2026년부터 닭장 전환을 의무화하고 있어 전환 비용 180만 달러(약 22억 원)와 4년 뒤 폐업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일련의 상황이 인플레이션을 더 부추기고 있으며 나아가 조 바이든 행정부 정책과도 상충한다는 점이다. 바이든 정부는 최근 가격 담합 등 달걀 농가의 독점 행위 금지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지만, 인플레이션에 되려 소규모 농가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시장이 독점체제로 가면 가격 인상은 불 보듯 뻔하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아이러니로 인해 시장 점유율 20%의 달걀 생산업체인 칼-메인푸드에는 현 상황이 호재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칼-메인푸드는 이날 보란 듯이 닭장 개조에 8200만 달러를 투입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최대 방목형 달걀 생산업체인 에그이노베이션의 존 브룬켈 최고경영자(CEO)는 “달걀 시장이 훨씬 더 상업화된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300만~500만 마리를 키우던 중간 규모의 농가 중 많은 수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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