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자 보유세 완화에 2주택자 혼란…매물 나올까

입력 2022-03-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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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똘똘한 한 채 남기고"
강북지역 매물 늘어날 가능성
"새 정부땐 집값 다시 오를지도"
'매물 증가 효과 미미' 의견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1주택자 보유세 완화 조치가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택을 처분하는 2주택자가 늘어 시장에 매물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국토교통부가 23일 올해 1월 1일 기준 공동주택(아파트, 연립, 다세대) 공시가격 상승률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가구 1주택자의 부동산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9% 올랐는데 올해도 20% 안팎의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토대로 세금을 부과하면 조세 부담이 커진다. 이에 집값 급등 이전 공시가격으로 세금을 매겨 보유세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민심을 달래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우세하지만, 이에 따라 2주택자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보유세 부담은 물론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상환 부담을 토로하며 2주택을 유지할 때의 장단점을 따져보고, 1주택자로 남는 게 맞는지 문의하는 글들이 오르내렸다.

서울 노원구 A공인 관계자는 “1주택자 보유세를 완화하면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주택을 처분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강남은 실거주로 남기고 강북에 있는 주택을 정리해 강남은 매물이 없어지고, 강북은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문제는 아직 윤석열 정부의 조세 정책이 어떤 식으로 정해질지 정확히 나온 상황이 아니라서 매수자든 매도자든 눈치 작전하느라 움직임이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9만9873건으로 대선 전인 한 달 전(9만7492건)과 비교해 소폭 상승했다. 연초만 해도 아파트 매물이 하루 평균 9만5000~6000건이었던 만큼 매물이 증가하긴 했지만, 증가세는 크지 않은 편이다.

전문가들 역시 1주택자 보유세 완화에 따라 매물 증가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선 이후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를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이 많은 상황에다 양도세 중과도 완화하겠다고 하니까 보유세를 좀 더 내더라도 일단 가지고 가야겠다는 심리가 크다”며 “지금 상황에서 2주택자가 주택을 처분하고 1주택자로 가는 건 개인적인 사유가 있지 않은 한 집값이 보유세만큼은 오를 것이란 기대가 있기 때문에 매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보유세와 거래세를 모두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종합부동산세의 경우 재산세와 통합해 장기적으로 종부세 폐지 효과를 내겠다는 게 윤 당선인의 입장이다. 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적용을 최대 2년간 유예해주는 방안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1주택자의 보유세를 완화한다고 해서 매물이 크게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며 “시장에 매물이 나오게 하기 위해선 보유세를 올리고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보유세의 경우 공시가격 상승률이 큰 만큼 부담이 과하기 때문에 시장 공정 가액 비율을 조정해 일부 조세 부담을 낮추고 양도소득세를 개편하는 등 전면적인 조세 제도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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