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곡물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곡물가격이 오르면서 수입 가격 상승은 물론 장기적으로 수급에도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곡물수입액은 7억5800만 달러로 지난해 2월과 비교해 38.4%가 올랐다. 총 수입량은 196만4000톤으로 1톤당 가격은 386달러로 집계됐다. 톤당 수입 곡물가격은 2013년 5월 388달러 이후 8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1톤당 곡물수입 가격은 지난해 2월 306달러보다 20.6%가 올랐고,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20년 2월 262달러와 비교하면 47.4%가 높아졌다.
하지만 3월에는 곡물수입가격이 더욱 오를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해외곡물시장정보에 따르면 21일 기준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국제 밀 가격은 1톤당 411.25달러로 전 거래일 18일 대비 5.1%가 올랐다.
국제 밀 거래가격은 2월 평균 296달러에서 3월 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이어지면서 연일 40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지난해 평균인 258달러와 비교하면 52.3%가 올랐다.
옥수수와 콩도 상황은 비슷하다. 21일 기준 옥수수는 시카고선물거래소에서 1톤당 298달러, 콩은 621달러에 거래됐다. 각각 2월 평균 가격인 256달러, 584달러와 비교해 16.4%, 6.3%가 올랐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옥수수는 38.6%, 19.6%가 상승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오름세인 곡물 가격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 중국, 인도와 함께 4대 밀 생산국이며, 우크라이나는 뒤를 이은 5위다.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글로벌 곡물·유지종자 전략가인 스테픈 니콜슨은 "농지가 전쟁터로 변하면서 농지 일부는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입 곡물 가격 상승은 국내 식료품과 사료 등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국내 식품회사들은 곡물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해부터 줄줄이 식품 가격을 올려왔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곡물시장의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업계 재고 등 원료 수급 상황을 점검하면서 수입선 변경, 대체 입찰 등 다각도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