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금융공사가 코로나19의 장기화,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위기가 고조되며 금융시장에 충격이 지속되자 긴급 위험 예측에 나선다.
위험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등 서민을 위한 주택금융 상품의 부실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16일 주금공에 따르면 이 공사는 최근 스트레스 테스트(자본 건전성 평가) 모형의 리스크 측정 방법론을 점검하고 위기 모형 고도화를 위한 연구용역을 긴급 발주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위기상황별 시나리오를 설계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제불황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한,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집값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주금공이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려는 이유 중 하나다.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인 현재 상황에서 부동산 거품이 갑자기 꺼지면 대출을 통해 집을 산 사람들은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나 기준금리까지 계속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이자 상환이 어려운 한계 차주는 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계 차주가 증가하면 결국 대출의 부실은 오롯이 주금공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돼 버린다.
부동산 관련 대출·투자 등을 더한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2019년 말 2067조 원에서 지난해 9월 말 2488조 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에서는 서민금융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정책서민금융 규모를 점차 확대하고 있고 채무 조정마저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어 주금공의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주금공은 이에 따라 다양한 상황을 반영한 위기 시나리오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역위기상황분석 모형 개발을 통해 공사 사업에 위협이 되는 사건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현실화 가능성을 평가하고 진달할 방침이다. 위험징후의 조기탐지가 가능한 위기상황 판단지표를 발굴하는 등 조기경보 개선방안도 제시할 예정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충격 여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래발생 가능한 위기상황에 대한 공사의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공사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의 신속한 고도화가 필요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전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 뒤로 시간이 상당 소요됐고 최근 집값 하락 등 다양한 위기 요인이 등장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주금공은 위험 진단을 마친 뒤 상황에 맞는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자본 확충, 유동성 추가 확보 등의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금공은 2019년에도 보증부 상품이 대출 및 보증 요건의 완화에 따라 빠르게 증가한다는 한국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나오자 대출 증가세를 완화하기 위해 일부 상품에 대한 보증 한도를 낮추는 결정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