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파운더리 제재 압박...삼성전자 반사이익?

입력 2022-03-11 13:54 수정 2022-03-1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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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기준 글로벌 8인치 파운드리 팹 생산량 추정치. (사진 =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3월 기준 글로벌 8인치 파운드리 팹 생산량 추정치. (사진 =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미국이 대(對)러시아 제재에 따르지 않는 중국에 대해 현지 파운더리(반도체 위탁생산) 제재를 압박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주요 서방국들은 모두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가운데 중국이 끝까지 반기를 든다면 미국이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를 저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미국과 함께 ‘아킬레스 건’이라고 볼 수 있는 파운드리 사업 협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2.45%(1700원) 오른 7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앞선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4.74%)을 했기에 이날 상승 마감은 투자자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SMIC를 언급하며 “러시아에 반도체와 첨단 기술 수출을 금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 기업은 문을 닫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MIC는 중국 정부가 반도체 자급도 향상이라는 국가 전략 차원에서 대규모 직접 투자를 단행하고, 파격적 세제 혜택을 주는 기업이다.

다음 날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 제재가 근본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며 “중국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측이 입장을 밝힌 시점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 공급망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특히 외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가 참여했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해 4월 백악관 회의와 5월 반도체 회의에 삼성전자를 참석 대상에 포함했다. 바이든 정부가 작년 10월부터 계속된 공급망 대책회의에도 외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석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해당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텍사스주에 170억 달러(약 20조8200억 원) 규모의 파운드리를 짓기로 했고 이를 통해 2000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면서 특별히 고마움을 표했다.

이는 단순히 SMIC 제재에 대한 대안책 이상으로 자국 영토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기를 희망하는 미국과 삼성전자의 파운더리 확장 필요성에 대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SMIC 제재가 현실화됐을 경우 삼성전자의 글로벌 8인치 파운드리 팹 생산량이 늘어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대만 TSMC의 글로벌 8인치 파운드리 팹 월별 생산량은 약 500K 가량이지만 삼성전자와 SMIC는 300K를 밑도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발전이 주가 리밸런싱의 지름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신영증권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시스템 고밀도집접회로(S.LSI)&파운드리 실적을 전분기 대비 9.09(6000억 원) 감소한 6조 원으로 전망했다.

서승연 신연증권 연구원은 “아쉬움이 남았던 파운드리 사업의 개선 시 삼성전자 주가 리레이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제재 압박은 중장기적으로 관련 업계의 글로벌 시장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한때 중국 화웨이는 스마트폰 생산 부분에서 삼성전자의 자리를 위협했지만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정보통신 보호’를 명목으로 화웨이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할 수 없게 만든 영향으로 현재는 그 위상이 상당히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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