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외이사 43.4%(45명) 차지
학계ㆍ관료ㆍ재계ㆍ법조 순 선호
주요 대기업들이 이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로 선임하는 사외이사 중 여성 비중이 약 43%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인 상장사의 이사회를 특정 성(性)이 독식하지 않도록 한 ‘개정 자본시장법’의 올 8월 적용을 앞두고 기업들이 여성 사외이사를 대거 영입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규 여성 사내이사는 제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기업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상장사 169개 기업이 지난 3월 7일까지 제출한 120개 기업의 주주총회 소집결의서에서 사내ㆍ사외이사 신규 선임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73명의 사내이사와 104명의 사외이사를 신규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여성은 사내이사에 2명, 사외이사에 45명으로 총 47명이다. 남성 대비 비율은 각각 2.7%, 43.3%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될 경우 여성 등기임원이 한 명 이상 있는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169개 기업 중 지난 3분기 90개에서 올해 1분기 125개로 증가할 전망이다.
전체 등기임원 중 여성 비중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02명(사내이사 9명ㆍ사외이사 93명)인 8.2%에서 145명(사내이사 10명ㆍ사외이사 135명)인 11.2%로 3.0%p(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여성 사내이사는 네이버의 최수연 대표가 한성숙 대표를 대신했고 채선주 부사장이 신규로 선임되면서 1명 늘어났다. 기존 여성 사외이사 중 6명은 임기 만료로 교체됐고 14명은 재선임됐다.
이번 3월에 여성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신한지주 △아모레퍼시픽 △포스코인터내셔널 △KTB투자증권 등 6곳의 사외이사 자리 가운데 신한지주를 제외한 5곳은 여성 사외이사들로 신규 선임됐다.
삼성전자는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를 대신해 한화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석좌교수를 사외이사로 내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임기가 만료되는 하윤경 홍익대 화학공학과 교수 자리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을 신규 선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김경자 가톨릭대학교 소비자주거학전공 교수가 임기만료로 물러나고 제일기획 부사장이자 ‘최인아책방’의 대표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작년 3월 첫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된 심인숙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의 임기가 만료돼 이행희 한국코닝 대표이사를 선임한다.
신규로 선임된 104명의 사외이사의 이력 분석 결과 교수들이 43.3%(45명)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관료 출신이 22.1%(23명), 재계 출신 18.3%(19명), 법조인 9.6%(10명) 순이었다.
남성 사외이사들은 학계, 관료, 재계 순이지만 여성 사외이사들의 이력은 학계, 법조, 재계, 관료 출신 순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들은 경영학과 현직 교수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사외이사 중 현직 교수는 44명으로 이 중 17명(남성 11명ㆍ여성 6명)이 경영학과다.
교수 다음으로는 관료 출신이 높은 비중(22.1%)을 차지했다. 특히 관료 출신 신규 사외이사 가운데 남성이 20명, 여성이 3명으로 성별 차이가 가장 컸다.
이번 신규 여성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으로는 삼성전자에서 선임한 한화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석좌교수가 청와대 환경비서관을 역임했다.
풍산에서 선임한 정현옥 사외이사 내정자는 전 고용노동부 차관, 엔씨소프트에서 선임한 정교화 넷플릭스 코리아 정책법무 총괄역은 판사 출신이다.
리더스인덱스는 올해 신규 사외이사들의 직전 및 과거 이력을 모두 포함하면 법조 관련 인사에 대한 선호가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신규 사외이사 중 10명이 법조계 출신이다. 실제 신규로 선임 된 관료 출신 가운데 9명이 검찰, 법원 출신이며 학계 출신 중 법대 혹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9명이다.
신규 사외이사 104명 중 법조 관련 인사를 모두 포함하면 28명으로 약 26.9%에 달한다.
한편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공시한 해당 120개 기업의 작년 사외이사들의 평균 급여는 7368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억 이상의 급여를 지급하는 기업은 8곳이었다.
사외이사의 급여가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전자로 1억4800만 원이었다. 그 뒤를 △삼성물산 1억3600만 원 △SK텔레콤 1억2223만 원 △SK이노베이션 1억2200만 원 △SK 1억1500만 원 △네이버 1억 600만 원 △현대모비스 1억500만 원 △현대자동차 1억200만 원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