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을 맞은 구현모 KT 대표가 탈(脫) 통신 전략을 통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구 대표는 향후 KT의 모습에 대해 “통신회사가 아닌 고객의 삶을 변화시키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 대표는 1일(현지시각) 'MWC 2022'가 열리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구 대표는 “2년 전 CEO가 되면서 KT가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을 넓혀야겠단 생각을 했다”며 “KT는 그동안 통신 사업영역 중에서도 B2C 중심으로 해왔고, 지난 15년 이상을 매출 성장을 못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고객 측면에서 B2B, 사업 측면에서 디지코 영역으로 KT 운동장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DX) 시장과 B2B 영역을 주목한 이유에 대해 “기업이 요구하는 디지털 솔루션과 KT가 가지고 있는 외적 인프라를 통합한다면 이쪽 시장에 성장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MWC에 와서 부스도 만들고 사업자들도 만나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생각이 옳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KT는 인공지능(AI)·DX 분야에서 AI 스피커 ‘기가지니’ 가입자 310만 명 확보, 통신·미디어 가입자 6000만 명 확보, 국내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인프라와 시장 등을 기반으로 꾸린 AI 원팀 등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메가존클라우드, 웹케시, 파두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협력하고 인수합병(M&A)도 진행하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구 대표가 꼽은 KT의 또 다른 역량은 미디어·콘텐츠와 금융이다. 구 대표는 “고객이 시간을 많이 쓰고, 이익을 많이 내고, 성장 중인 대표적인 사업이 미디어·콘텐츠와 금융”이라며 “(미디어 분야에서는) 역량 확보를 위해 스튜디오지니 법인을 만들고 시즌을 분사했다. 제휴·투자·인수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KT가 인수한 HCN과 미디어지니, 알티미디어, 밀리의서재 등 미디어 계열사와 투자를 단행한 핀트·파운트 등 핀테크 관련 기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해 KT 미디어와 금융 관련 계열사가 낸 성과에 대해선 “케이뱅크는 지난해 연간 흑자전환을 했고, 올해 말께 상장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미디어·콘텐츠 분야는 2020년과 2021년을 비교했을 때 매출이 20%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콘텐츠와 관련해서는 올해 자체제작 작품 15편을 만들고, 이 중 9편을 연내 방영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KT를 ‘탈통신’ 회사로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통신 사업을 바탕으로 하되, 통신망에 얹을 수 있는 콘텐츠와 금융 서비스, IDC·클라우드 사업,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AI 빅데이터 사업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겠단 구상이다.
구 대표는 “앞으로의 KT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자산, 역량, 고객을 가진 기업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