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인수합병(M&A) 블록 트레이드(Block Trade) 규모가 2020년 대비 3배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미국이 세운 기록보다 절대적으로 작은 규모를 나타낸 가운데 최근 증시 시장의 변동성까지 더해져 성장 폭의 하락 전환이 우려된다.
24일 딜로직(Dealogic)이 이투데이에 제공한 ‘2020-2021년 블록 트레이드 규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M&A 시장에서 블록 트레이드 규모는 53억7000만 달러(약 6조4182억 원)로 2020년 기록한 17억9500만 달러(약 2조1454억 원) 대비 약 3배 가까이 성장했다.
건수는 2020년 대비 3건 많은 13건으로 집계됐다. 즉 지난 1년간 건수 자체는 소폭 상승했으나 딜(Deal) 규모 자체가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블록 트레이드는 장외 시장에서 블록 하우스(Block House)로 알려진 중개인을 통해 대량의 주식을 쪼개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기업을 M&A하는 방식을 뜻한다. 시장가가 10만 원인 회사의 주식 지분 10만 주(100억 원 규모)를 블록 트레이드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가정할 때 블록 하우스는 10만 주를 작은 블록들로 쪼개 거래 시 사장 변동성을 낮게 유지한다.
하지만 국내 블록 트레이드 시장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작은 규모다.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IB투자기관이 블록 트레이드에 참여해 거둔 순수익(Net Revenue)은 708억 달러(약 84조6060억 원)로 2020년 기록한 414억 달러(49조4813억 원) 대비 가까이 성장했다.
반면 지난해 IB투자기관의 블록 트레이드 순이익은 2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800만 달러)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성장한 규모지만 같은 기간 미국과 비교했을 때 약 2950배 격차를 나타냈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강력한 상승 장은 국내 M&A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올해는 각종 메크로 변수로 등락 폭이 확대되고 있어 관련 시장 둔화가 우려된다.
톰 마일즈(Tom Miles) 모건스탠리 북미 M&A 공동 대표는 최근 인도의 유력 경제지 이코노믹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강력한 주식 시장은 M&A의 핵심 동인”이라며 “주가가 높을 때, 그것은 일반적으로 긍정적인 경제 전망과 높은 최고경영자(CEO)의 신뢰를 얻는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