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자고 일어나면 코로나”...백신 4차 접종 할까, 말까?

입력 2022-02-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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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노바백스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노바백스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코로나 확진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백신 4차 접종이 시작됐다. 일부 해외 국가에서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4차 접종을 고려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과연 백신 4차 접종이 코로나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을 지 의문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높다.

방역당국은 14일부터 면역저하자를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22일 0시 기준 4차 접종자는 1562명이다. 방역당국은 3월부터 요양병원 입원환자와 종사자 중 3차 접종을 마친 약 50만 명에게도 4차 접종을 진행할 계획이다. 고위험 환자들이 다수인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요양병원 의료진들은 거부감을 표하고 있다. 코로나 초기 선제 접종을 강요당해왔으나 4차 접종까지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중증환자를 치료하는 감염병 전담병원 소속 의료진도 4차 접종 대상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요양병원 의료진만 추가접종한다는 것에서 반감이 일어나기도 했다. 일부 의료진들은 4차접종을 포함한 부스터샷 접종을 전면 중단하라는 국민 참여 소송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1일(현지시각) 의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법적 방역 규정을 모두 폐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1일(현지시각) 의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법적 방역 규정을 모두 폐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해외 일부 국가에서도 부스터샷 효과 저하 시기가 다가오자 4차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영국, 이탈리아 등 해외에서는 4차 접종 전국민확대를 타진 중이며, 연령 하한을 두고 일반 국민에게도 접종을 시작한 곳도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1일(현지시각) 의회에서 방역 조치 철폐를 발표하며 코로나19 주 대응 수단으로 백신과 치료제를 꼽았다.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올봄 75세 이상 고령층 720만 명을 대상으로 백신 4차 접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스페란차 보건부 장관은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여름 이후 전 국민 4차 접종을 검토해야만 할 것”이라며 4차 접종 전 국민 확대 추진을 암시했다.

미국 식품의약처(FDA)도 4차 접종 허가를 검토 중이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4차 접종과 관련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접종 허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4차 접종이 허가된다면 백신 거부감이 덜한 가을철에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행하고 있는 국가도 있다. 이스라엘, 칠레는 각각 60세와 55세 이상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시작했다. 독일은 70세 이상 일반 국민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준비 중이다. 브라질은 면역저하자에게만 4차 접종을 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나 상파울루 지방정부는 전체 주민 4600만 명에게 4차 접종을 시행할 것으로 예고했다.

▲(연합뉴스) 캐나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트럭 시위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8일(현지시각) 미국과 국경을 접한 온타리오주 윈저 시위 차량 앞에서 한 남성이 ‘여기가 북한이야’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캐나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트럭 시위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8일(현지시각) 미국과 국경을 접한 온타리오주 윈저 시위 차량 앞에서 한 남성이 ‘여기가 북한이야’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4차 접종이 가시화되자 백신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백신접종 반대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4차 접종 부작용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추가 접종을 하더라도 오미크론의 70%를 채 막지 못하고 돌파 감염이 된다. 백신을 계속 맞아서 아무 문제가 없다면 모르겠지만, 면역반응으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다”며 “4차 접종을 꼭 해야 한다면 의료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와 보호자·환자가 꼭 하고 싶다는 경우에 한정해야 한다고 본다. 모든 요양시설과 면역 저하자에게 접종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연합뉴스) 모더나 백신
▲(연합뉴스) 모더나 백신
3차 접종만으로도 충분히 긴 시간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21일 뉴욕타임스(NYT)는 최신 연구 결과들을 종합한 결과 코로나19 백신 3회 접종만으로도 사망·중증 예방 효과를 오랫동안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NYT가 분석한 연구들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하면 항체와 함께 면역세포 ‘T세포’가 형성돼 중증화를 예방한다. 이 T세포가 면역 체계에 남아 코로나바이러스가 몸속에 침입해도 면역 반응을 일으켜 막아준다고 한다.

또한, 다른 면역세포인 ‘B세포’ 역시 감염과 중증화를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의대 연구진이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B세포는 백신 접종 6개월 뒤에도 성숙해지며 새로운 변이체를 인식하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해당 연구를 주도한 알리 엘레베디 교수는 “백신 접종 6개월 후 생성된 항체는 1개월 후 생성된 항체보다 바이러스를 중화하는 능력이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부스터샷 접종 후 시간이 지나 항체가 감소하더라도 T세포와 B세포가 바이러스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부스터샷 접종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지만,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성을 낮춘다는 것이 이들 연구의 공통된 결론이다.

다만 아직까지 우리 정부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시행할 계획은 없다.김부겸 국무총리는 18일 SBS 인터뷰에서 “백신을 계속 맞게 되면 오히려 다른 질병에 대한 저항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견해도 있다”며 “4차 접종을 검토할 여지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도 “4차 접종은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요약시설이 대상”이라며 “일반 고령자에 대한 4차 접종은 현시점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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