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4일부터 이번달 4일까지 6개월 동안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28.50% 떨어졌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도 -16.81%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9월 17일 상장 후 이번달 4일까지 8.52% 감소했다.
조선업종의 주가 약세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원자재 가격 상승 △최근 미국의 긴축 우려 영향에 따른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과 이에 따른 선박 수주 실적 위축 영향 등으로 해석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당기순손실 컨센서스는 각각 -6993억 원ㆍ-1조1996억ㆍ-1조3725억 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주가수익비율(PER)의 척도가 되는 주당순이익(EPS) 역시 △현대중공업 -6701원 △삼성중공업 -1704원 △대우조선해양 -1만2792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4분기 이자 및 세전이익(EBIT) 역시 3분기에 이어 적자가 예상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6881억 원), 삼성중공업(-1조549억 원), 대우조선해양(-1조2393억 원)의 3분기 EBIT은 각각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 대비 EBIT은 각각 -6.2%, -22.1%, -39.6%로 나타났다. EBIT은 기업의 영업수익에서 비용을 차감한 것으로 이자비용과 세금을 포함하지 않는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수년간 조선사들이 의미 있는 실적개선을 통해 자본총계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또한 수주잔고 증감에 반응하는 주가순자산(P/B) 배수 역시 지난해 대비 큰 폭의 수주 감소가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기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 조선사들의 시장점유율은 2011년 40%를 기록했으나 2016년 16%까지 점유율 하락추세가 지속됐고 2018년 이후 30% 대를 유지하고 있다. 조선 3사의 주력 선종은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대형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으로 시장 내 경쟁구도는 사실상 이들의 경쟁으로 알려졌다.
김봉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2021년 고부가가치 선박의 발주량이 증가하면서 신조선가가 상승하고 조선 3사의 신규 수주도 크게 증가하는 등 단기적으로 과당 경쟁의 우려는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공급망 문제로 다시 불황기가 도래할 경우 국내 조선 3사의 저가 수주 경쟁이 재현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올해와 내년 사이 국내 대형 조선사의 흑자전환을 기대한 목소리도 있다. 조선사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염두해 높게 측정한 충당금보다 실제 후판가 상승율이 낮기 때문이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종의 수익성이 올해를 기점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며 “지난해 수주한 선박 단가가 지난 2020년 대비 높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충당금이 후판 가격 1톤당 130만 원을 가정해 설정된 상황임에 주목해야 한다”며 “후판가는 이보다 낮은 수준(1톤당 110만 원)까지만 상승했고, 철광석 가격은 현재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