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여행업계에서는 여행상품 개발 등 경쟁력이 없는 중소형 여행사들의 경우 존립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여행업계도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항공사인 대한항공이 내년 1월 1일부터 현행 7%인 발권 수수료 지급을 폐지키로 결정, 여행업계 수익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발권 수수료란 고객들이 항공사가 아닌 여행사를 통해 항공권을 구입(여행 패키지 상품 포함)할 때 항공사가 여행사에게 일정 비율 지급하는 수수료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7%의 발권수수료를 여행업체에 지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고객들이 A여행사를 통해 100만원짜리의 항공권을 구입하면 항공사가 해당여행사에 7만원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내년부터 항공권 제로컴을 선언함에 따라 아시아나를 비롯한 외국항공사들도 '수수료 제로'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아직 수수료율 조정 및 폐지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며 "향후 경기변동상황 등을 고려해 발권 수수료 문제에 대해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미국, 유럽, 프랑스 등이 사실상 제로컴에 돌입했고 일본도 오는 4월부터 수수료 지급을 폐지할 것으로 보여 제로컴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다.
여행업계는 이미 지난 해 2월 항공사가 발권 수수료를 기존 9%에서 7%로 2%p 낮추기로 발표했을 때 대규모 항의 집회를 갖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데에는 공감하면서 '제로컴' 시대의 연착륙을 준비 중에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발권 수수료 폐지로 여행업계 대부분이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특히 발권 수수료 수익에 많은 의존을 하고 있는 중소형 여행사들의 경우 심각성은 더하다"고 말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세중나모여행과 같은 대형 여행사들은 다양한 여행상품 개발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어, 발권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더라도 큰 타격은 없지만 중소형 여행사들은 매출의 70% 이상을 발권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고 있어 존폐문제까지 검토해야 한다.
지난 2007년 항공권 발권액 규모는 약 5조원 가량으로, 수수료율 7%를 적용하면 수수료 폐지로 인한 여행사의 전체 손실이 연간 3500억원에 이른다.
현재 항공사들이 여행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기존 발권 수수료로 얻던 수익을 보장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항공업계와 여행업계 모두 오히려 제로컴 시대의 도래가 더욱 건전한 사업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여행사들에 지급하던 발권 수수료 절감을 통해 항공사들은 고객 서비스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와 함께 여행업계의 현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여행업계의 수익을 보전할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도 "당장 수익성에 타격을 입기는 할 것"이라며 "하지만 업체들간의 여행상품개발을 통한 경쟁력이 확보되면 업계와 고객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