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식시장 추락, 커지는 자산거품 붕괴 우려

입력 2022-01-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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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이 24일 급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29포인트(1.49%) 떨어진 2792.00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2020년 12월 23일(2759.82) 이후 13개월 만의 최저치다. 코스닥지수도 2.91%나 내려앉았다. 대기업들의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의 약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증시 불안이 커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 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도 급격히 고조되는 양상이다. 미국 달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좌우하는 현상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

Fed는 과도한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후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른다. 25∼26일 열리는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분수령인데, 긴축이 가속될 게 기정사실이다. Fed가 제로금리를 벗어나 올 한 해에만 4차례 이상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많이 나온다. 당장 뉴욕증시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아마존, 테슬라, 구글, 애플 등의 주가부터 충격을 받아 급격한 하락세다. 이들 기술기업들이 중심인 나스닥지수가 올 들어서만 10% 이상 떨어졌다.

미국 금리인상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와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가상화폐 시장의 대표격인 비트코인 가격이 올 들어 반토막 나고 있는 현상이 투자자의 불안심리를 방증한다. 환율 오름세도 뚜렷하다. 24일 원·달러 환율은 1196.1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2.1원 상승했다. 치솟던 미국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자산가격의 조정을 경고한다.

주식시장 전망은 물론 엇갈린다. 시장변동성 이슈가 대부분 반영됐다며 앞으로 안정될 것이란 예측이 있는 반면, 전반적인 자산시장 재조정이 주된 흐름으로 결국 거품이 꺼지는 시기가 왔다는 진단도 많다. 기술적 반등은 일시적일 뿐 구조적 침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주식시장의 단기적 등락보다는, 국내 부동산 값이 지난 몇 년 과도하게 오른 곳을 중심으로 점차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는 현상을 무엇보다 경계할 필요가 있다.

가격의 폭락으로 이어지는 자산시장 조정에 대비한 경제 주체들의 리스크 대비가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빚으로 자산 불리기에 급급했던 투자자들이 앞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처할 우려가 커진다. 그들의 자기책임이 가장 중요한 건 말할 것도 없지만, 거품붕괴가 현실화할 경우 경제 전반의 충격을 걷잡기 힘들게 된다. 물가와 금리, 환율 등 경제환경의 복합적인 위기가 가중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정책당국이 가장 긴장하고, 안정적 경제운용에 만전을 기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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