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우세종화를 앞두고 임신부의 백신 접종을 재차 강력히 권고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20일 오후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임신부는 코로나19 감염 시 고위험군에 해당하며 중증 및 사망 위험이 높다"며 "코로나19 감염 시 본인과 태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적극 권고한다"고 말했다.
국내 조사 결과 임신부는 임신을 하지 않은 가임기 여성 확진자에 비해 코로나19 발생률은 낮으나, 감염 시 위중증율은 9배 수준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 연구에서도 코로나19 감염 유증상 임신부는 같은 연령대 여성에 비해 중환자실 입원, 사망 등 질병부담이 증가했다.
권 본부장은 "국외 연구결과에 의하면 코로나 확진 임신부에서 조산 또 저체중아 분만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 보고됐다"면서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임신부에게도 안전하며,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각국이 임신부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이스라엘 등의 임신부 접종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이상반응은 비임신부와 유사했다. 지난 18일 유럽의약품청(EMA)도 임신기간 중 백신 접종 후 임신합병증, 유산, 조산, 태아에 나타나는 부작용 등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고, 접종을 통한 편익이 잠재적 위험보다 훨씬 크다는 의견을 발표하며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접종을 권고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접종 후) 두통, 발열, 근육통 등 경미한 이상반응은 임신부에게 안전한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제제로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고, 태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하지만 오미크론에 감염되거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훨씬 더 치명적인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감염의 위험이 훨씬 높은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는 극히 일부에서 나타나는 이상반응을 걱정하기보다는 감염에 따른 합병증과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신중하게 받아들여서 감염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하면서 곧 우세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월요일 3000명 대까지 감소했던 신규 일일확진자 수는 이날 0시 기준 6603명을 기록했다. 정부는 설 연휴 기간 확산세를 통제하지 못하면 2월 말에는 하루 1만 명에서 1만5000명 규모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