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오스템임플란트 재무관리팀장 이모(45)씨가 범행 전 50억원을 두 차례 뺐다가 다시 채워 넣는 등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듯한 행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이 작성한 이씨 구속영장에는 지난해 5월 이씨가 회삿돈 50억원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했다가 다시 원상 복구한 정황이 담겼다.
이씨는 50억씩 두차례 총 100억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했다가 다시 복구했다. 이는 진짜 범행 전 회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체크하기 위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돈을 빼는 것에 통제가 없다고 느낀 이씨는 곧바로 수백원씩 5차례에 걸쳐 회삿돈 480억원을 출금했다. 이후 지난해 10월 1400억원을 추가로 자신의 계좌로 송금했다. 전처럼 나눠서 송금한 것이 아닌 단 한 번 만에 거액의 돈을 송금한 것이다.
이씨의 행동에 대해 경찰은 그가 우발적으로 횡령을 저지른 것이 아닌,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해 왔다고 풀이했다.
이씨가 출금한 100억은 이번 경찰 조사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금액이다. 지난 3일 오스템임플란트가 공시한 횡령 금액인 1880억원엔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이씨가 빼돌린 금액은 총1980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이씨가 100억원을 다시 원상복구 시켰기 때문에 회사의 피해액은 1880억원을 유지한다.
한편 지난 6일 이씨의 변호인은 “횡령 자금의 규모를 결정하고 금괴를 매수하는 과정에서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의 지시가 있었던 걸로 의심된다”라고 밝혔다.
이에 이날 오스템임플란트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는 빼돌린 금괴의 은닉과 수사 교란을 목적으로 한 명백한 허위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허위사실 진술에 대해 이씨와 변호인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