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재판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권순일 전 대법관의 사건을 경찰에 넘겼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7일 권 전 대법관에 대한 사건 수사 중 검찰의 직접수사 개시 범위가 아닌 변호사법위반과 공직자윤리법위반을 분리해 경기남부경찰청에 이송했다고 밝혔다.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은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만 직접 수사 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해 권 전 대법관이 성남시 대장동 개발업체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50억 원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뇌물죄 부분은 검찰에서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7월 대법원이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할 때 캐스팅 보트 역할을 했다는 ‘재판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중이다.
당시 대법 선고를 전후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여러 차례 권 전 대법관 사무실을 방문했고 이후 권 전 대법관이 화천대유 고문을 지낸 사실이 드러나며 이 후보 측에 유리한 의견을 내준 대가로 퇴임 후 취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어 2020년 9월 대법관에서 퇴임한 권 전 대법관은 그해 11월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고 화천대유 고문을 맡아 월 1500만 원 상당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변협에 등록하지 않고 법률 자문을 제공하며 보수를 받으면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
또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퇴임 후 취업제한대상기업인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것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을 소환조사하고 대법원 재판연구관 보고서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연구관 보고서에는 대법관이 사건 유무죄를 판단할 때 참고할 수 있는 다양한 법리 검토 내용이 담겨 있어 검찰은 이를 통해 이 후보에게 무죄가 나온 과정을 파악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를 확보하지 못해 재판 거래 의혹 실체 규명에서 멀어졌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