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날아오른 미국 증시...월가 ‘극도의 탐욕’ 배경은

입력 2022-01-04 15:02 수정 2022-01-0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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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다우·S&P 사상 최고치 경신
CNN ‘공포와 탐욕 지수’ 한 달 만에 180도 전환
오미크론·연준 금리인상에도 강한 자신감
올해 미국 주가 11% 상승 전망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이 객장에서 서로 논의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이 객장에서 서로 논의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미국 뉴욕증시가 올해 첫 거래일부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날아올랐다. 해는 바뀌었지만, 지난해 연말 ‘산타랠리’의 여운이 이어지면서 연초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시장 변수에 대한 공포보다는 ‘탐욕’이 더 커진 모양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다우지수를 비롯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1%대 안팎의 상승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로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 상승세를 견인할 만한 재료는 없었다. 하지만 올해 증시 전망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확산하면서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낙관론이 ‘탐욕’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이날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CNN비즈니스 공포·탐욕지수’ 중 일부가 ‘극도의 탐욕’ 수준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해당 지수를 구성하는 7가지 지표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모두 공포 수준에 있었는데, 최근 들어 △안전 피난처 수요 △시장 모멘텀 △정크본드 수요 등 3개 지표가 ‘극도의 탐욕’으로 방향을 180도 전환했다.

▲사진출처 AP뉴시스
▲사진출처 AP뉴시스
실제로 최근 20일간 주식수익률이 채권보다 7.7%포인트 초과상승해, 채권 대비 주식의 성과가 2년 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에서 주식으로 투자 방향을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시사한다. 이와 함께 정크본드(투기 등급 고위험 채권) 수익률과 투자등급 채권 간의 스프레드(금리차이)가 1.70%포인트로 줄어들 정도로 정크본드 수요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프레드는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2%포인트대를 기록했으나 지난달 말부터 1%대로 떨어졌다. 금리와 채권 수요(가격)는 반대로 움직인다. 그만큼 투자자들이 더 높은 위험군의 자산을 추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오미크론의 경제적 충격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압박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 대한 시장의 우려 역시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이 지난달 시사한 대로 긴축 행보가 진행된다면 미국은 이르면 2개월 뒤에 3년 만의 첫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60%대로 점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올해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체적 반응은 그 어느 때보다 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 집계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S&P500이 약 11%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경계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수석 경제고문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올라 (연준의) 더 공격적인 대응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면서 “연준이 수요는 다소 완화하고 공급은 이를 뒷받침하는 이른바 ‘질서 있는 하강’을 얼마나 잘 조율하느냐에 따라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반응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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