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3000선을 회복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이른바 ‘곱버스’라고 불리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 상승을 점치며 곱버스를 순매도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 들어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6182억 원 넘게 순매수했다. 전체 순매수 종목 가운데 1위다. 이 기간 개인은 ETFㆍETN(상장지수증권)을 포함한 코스피 전체에서 3조690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 지수의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인버스 ETF다. 코스피200 지수가 1% 떨어지면 2%의 수익이 나고, 1% 오르면 2%의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곱버스(곱하기+인버스)’라고 불린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곱버스를 각각 741억 원, 5728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특히 기관은 전체 순매도 종목 중 가장 큰 규모로 곱버스를 팔아치우고 있다.
코스피 상승장 속에서 개인은 지수 하락을, 기관과 외국인은 코스피 반등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2800선 초반까지 고꾸라졌던 코스피는 이달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며 3000선 회복에 성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7.77포인트(0.93%) 오른 3029.57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만 6.71% 급등했다.
일반적으로 곱버스는 지수가 강세를 보일 때 매수세가 강하다. 지금을 고점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앞으로 지수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피가 연고점을 찍었던 6월에는 개인과 외국인은 지수 하락에 배팅하면서 곱버스를 각각 3149억 원, 307억 원씩 순매수한 바 있다.
코스피 흐름을 둘러싼 증권가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발(發) 충격에서 벗어나더라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소비ㆍ수요 둔화 우려, 글로벌 공급난의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연말 소비 시즌, 공급난 완화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의 코스피 반등이 추세 반전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보여줄 연방준비제도(Fed)의 입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 속도를 앞당길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의 관심은 인플레이션과 이를 둘러싼 연준의 정책 변화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