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자녀 앱 이용시간 통제권 기능도
의회 청문회 하루 앞두고 논란 줄이려는 의도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영자(CEO)는 블로그를 통해 이용자가 특정 시간을 설정해놓고, 해당 시간 이상 인스타그램을 이용할 경우 이른바 ‘테이크 어 브레이크(휴식을 취해라)’라는 알람 메시지를 띄우거나 새로운 주제를 볼 수 있게 하는 기능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사용시간을 10분 단위로 설정해 이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모세리는 “초기 테스트 결과 청소년들이 한번 이러한 기능을 설정해놓으면 10대 이용자의 90%가 이를 지켰다”고 말했다. 해당 기능은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아일랜드, 뉴질랜드에서 이날부터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인스타그램은 이용자가 자신을 팔로우하지 않은 10대 이용자를 태그하거나 언급할 수 없도록 하는 기능도 개발해 도입할 계획이다. 또 부모가 자녀의 인스타그램 앱 이용 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다. 해당 기능은 3월부터 이용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를 통해 청소년 이용자들의 자율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스타그램은 내년 1월에는 모든 이용자가 사진이나 동영상, 자신이 누른 ‘좋아요’나 댓글 등 모든 콘텐츠를 대량 삭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스타그램의 이번 새 기능 공개는 의회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렸다. 모세리 CEO는 8일 미국 상원 소비자보호소위원회에 출석해 인스타그램이 청소년 이용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페이스북은 올해 3월 10~12세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 계획을 밝혀 정치권에서부터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눈총을 받았다. 그러던 지난 9월 WSJ가 2019년 페이스북의 내부 문건을 확보해 회사가 2년 전부터 청소년 정신건강에 대한 유해성을 인지하고도 10대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강행했다고 폭로한 이후 비판 여론이 한층 고조됐다. 회사 내부 문건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밝힌 영국과 미국의 10대 청소년 중 각각 13%와 6%가 인스타그램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페이스북은 9월 말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WSJ는 이날 새로운 기능을 도입한 회사의 조치가 모세리 CEO가 의회에서 직면하게 될 압박을 줄여주진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보호소위원회 소속의 마샤 블랙번(테네시·공화당) 상원의원은 “메타(페이스북)는 이용자들에게 원래부터 있어야 할 부모의 이용 가이드, 콘텐츠 통제권 등에 대한 새로운 기능을 도입함으로써 회사 측의 잘못들에 집중되는 관심을 돌리려고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