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1년 8개월 만에 제로(Zero) 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하지만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날 국채금리는 오히려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25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3년물 국채금리는 전일 대비 0.080%포인트 떨어진 1.933%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만에 2%대에서 1%대로 돌아왔다.
이 밖에 국고채권은 1년물(1.305%, 1.8bp↓), 5년물(2.168%, 6.9bp↓), 10년물(2.348%, 4.6bp↓), 20년물(2.379%, 3.3bp↓), 30년물(2.347%, 1.7bp↓) 등을 기록하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는 11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분이 국채금리(3년물 기준)에 선반영되어 있던 탓으로 해석된다. 현재 시장에서도 국채 선도 금리에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2%까지 오르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시장금리는 국제 금리, 채권 수급 문제 등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2%까지 인상을 전제한 것으로 보기 쉽지 않다”며 “물론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 총재의 발언으로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한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조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 총재조차 최근 시장금리가 선반영하는 과정 중에서 과도했던 참가자들이 채권을 매도하여 포지션 조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며 “총재가 국고 3년 2% 상회 수준은 과도했다는 인식을 증명해준 셈”이라고 말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채권 금리는 기준금리가 1.50~1.75%까지 인상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선반영하며 9~10월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에서 하락했다”며 “이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히자 금리 조정 불안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는 한국은행 총재의 우려보다는 덜 매파적인 기자회견으로 크게 하락했다”며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으로 1.25% 조기 도달 후 추가 인상에는 허들이 높아지는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까지 3년물 국채금리는 2.10%, 10년물은 2.50%를 무난히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며 “장단기 스프레드는 10-3년 기준 37bp 수준을 저항선으로 추가 축소 제한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은 “이 총재가 다음 기준금리 인상 날짜를 확정짓지 못하면서 한국의 채권 수익률은 하락하고 선물은 상승했다”며 “이 총리는 내년 1분기 변화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의 어조는 일부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덜 매파적이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은이 금융불균형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긴축 사이클을 8월에 시작했지만 목요일의 이 총재의 발언은 인플레이션이 정책 지표에 더 이상 우려는 아니더라도 동등해졌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뿐만 아니라 뉴질랜드가 23일(현지시간) 2개월 만에 두 번째로 산행을 강행한 가운데 미국의 물가 급등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긴축으로 선회할 것을 압박하는 등 전 세계 중앙은행이 자국 경제의 회복을 불안정하게 만들 위협적인 가격 압박에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박석길 JP모건 본부장은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오는 2022년 말까지 약 1.5%대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1분기와 3분기 각각 0.25%포인트씩 2회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현행 기준금리인 1%대 수준을 유지하면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률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기준금리가 소폭 상승해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기 때문에 GDP 성장률을 실질적으로 끌어내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