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앙드레 이코노미스트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며 22일 이같이 밝혔다.
앙드레 이코노미스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한국 정부의 확장 재정에 대해 "빠른 경제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은 적절하다"면서도 "정책의 결과로 광범위한 공공일자리 창출이 노동시장의 관행으로 고착하면 고령 근로자들이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를 찾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량의 공공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급속한 고령화가 앞으로 노동력 부족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에서 더욱 문제가 된다"라며 "평생교육, 더 유연한 노동시장 규제 등을 통해 민간의 일자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한국 노동시장의 문제점으로는 기업 간(대기업 vs 중소기업), 산업 간(제조업 vs 서비스업) 생산성 격차를 꼽았다. 또한, 더 나은 인적자원의 배치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정책이 유연성과 노동자 보호 사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앙드레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는 직업이 아니라 노동자 자체의 보호에 초점을 둬야 한다"라며 "현재의 고용 보호는 유연해져야 하며, 동시에 실업 시 실업수당을 통한 효과적 보완과 함께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재교육하는 등 사회 변화에 맞게 노동경쟁력이 강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심화하는 한국 부동산 시장 혼란 해결을 위해서는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값 안정과 주택 수요 충족의 열쇠는 공급 확대"라며 특히 차기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정책 우선순위로 "건설규칙 완화가 민간부문에 의한 주택공급 확대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부동산 가격 상승이 다른 OECD 국가보다 과도하지 않다는 분석에 대해서도 "지난 수십 년 동안, 특히 1990년대 초반 이어진 대규모 주택공급 확대 정책 덕분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그 이후의 부동산 정책이 공급 측면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상태에서 수요 억제에 초점이 맞춰졌고 이는 금리 하락과 맞물려 현재의 가격 상승과 투기 확대로 이어졌다"며 현재의 시장 혼란이 당분간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경제성장을 이끈 주축인 기업들의 활력이 둔화하고 경제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문제의 원인에 대해 앙드레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제품시장 규제는 OECD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기업들이 사업은 운영할 때 국가의 관여가 광범위하고 서비스와 네트워크 분야의 장벽이 높으며 무역ㆍ투자 측면 애로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앙드레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와 산업 정책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을 산업 강국으로 변모시키는 데 기여했다"면서도 "지식ㆍ서비스 기반 경제로 발전할수록 더 가볍고 유연한 규제가 혁신을 촉진하며, 특히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활력 제고를 위해 차기 한국 정부가 우선시해야 할 정책으로 △규제 단순화 △국가 간 자유 무역 협정 확대 △규제샌드박스, 규제자유구역 등 실험적 규제개혁 시스템의 성공 시 이를 법제화하여 영구적으로 안착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