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구체성 부족, 혼란 해소 안돼"
고용노동부가 내년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경영 책임자’ 정의를 설명하고 경영책임자에 부여된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이행 방안 등을 제시한 해설서를 17일 배포했다. 기업들이 중대산업재해로 처벌받는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쉽게 풀어서 알려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경영계는 법령상의 불명확성으로 인한 산업현장의 혼란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해설서는 중대재해처벌법 중 중대산업재해에 관해 기업·기관 문의가 많은 사항과 쟁점 등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특히 기업의 최대 궁금 사항인 안전보건 확보 의무가 있는 경영 책임자의 정의를 명확히 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해 중대산업재해가 발생 경우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 법인은 50억 원 이하 벌금을 부과토록 하고 있다. 해설서를 보면 경영 책임자는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통상 대표이사) 또 이에 준해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통상 안전담당 이사)으로 규정됐다.
경영 책임자는 확인된 유해·위험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하고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정과 조직과 인력,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 안전 담당 책임자를 별도로 뒀다 하더라도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대표이사의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 아울러 경영 책임자는 안전·보건 전담 조직을 둬야 하며 조직원은 최소 2명 이상으로 구성해야 한다.
고용부는 이번 해설서 배포로 그간 현장에서 걱정했던 법률 해석의 어려움이 최소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계는 이번 해설서가 산업 혼란을 해소하기엔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경영책임자 등의 특정과 관련해 안전·보건에 관한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등 법 제정 취지에 부합하는 자를 경영책임자로 선임한 경우에도 사업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주체 및 처벌 대상이 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원·하청 관계에서 종사자에 대한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누가 이행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지 불명확하고 매우 혼동스럽다”며 “이대로 법이 시행될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의 의무주체를 둘러싼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