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크게 위축됐던 증권사들의 기업금융(IB) 실적이 올해 상반기에는 일제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증권업은 최근 증시 시장의 변동성을 겪고 있어 실적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대규모 기업상장(IPO) 등을 통한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증권사 중 인수 및 주선수수료ㆍ매수 및 합병 수수료ㆍ채무보증 관련 수수료를 합친 IB손익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3059억5400만 원을 기록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투자증권의 결합사채(DLB) 등급과 전망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하며 우수한 IB 경쟁지위를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전체 수익 규모 중 IB 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2017년 8.0%에서 2021년 상반기 12.9%로 증가했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이 전 사업부문에서 매우 우수한 경쟁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IB 부문과 자산관리부문에서 상대적 강점을 보유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상반기 주요 증권사의 IB수익은 △메리츠증권 2523억1400만 원 △하나금융투자 1667억1100만 원 △NH투자증권 1670억900만 원 △KB증권 1621억2800만 원 △삼성증권 1189억8400만 원 △키움증권 863억1000만 원 △미래에셋증권 828억2000만 원 △신한금융투자 642억5000만 원 △대신증권 634억700만 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증권사 중 올해 상반기 기준 IB수익이 지난해 동반기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대신증권으로 300억6000만 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대비 무려 110.93%가 급증했다.
하지만 나이스신용평가는 대신증권의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급과 전망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IB사업 확대 과정에서 우발부채 증가를 우려했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대신증권이 상반기 IB수익 증가 및 위탁매매손익 추가 확대 등의 영향으로 순영업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지만 IB부문 사업 확대 과정에서 부동산PF 채무보증 관련 우발부채가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등 브로커리지 플랫폼 사업역량이 우수한 신규진입자가 등장하고 있으므로 IB 및 자산관리 부문의 실적 개선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를 경우 전반적 시장지위가 저하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상반기 주요 증권사의 전년 동반기 대비 IB수익 증가율은 △한국투자증권 76.82% △삼성증권 61.8% △KB증권 38.18% △키움증권 22.16% △NH투자증권 19.55% △하나금융투자 15.23% △미래에셋증권 13.44% △신한금융투자 9.74% △메리츠증권 6.81% 순으로 집계됐다.
3분기 증권시장의 변동 폭이 확대되며 증권업 전반의 실적 둔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IPO, M&A 확대에 따른 증권사의 IB 성장 역시 기대해볼만 하다는 분석도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3분기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현대중공업, 롯데렌탈 등 대규모 IPO 이벤트가 지속되며, 증권업 전반의 주식자본시장(ECM) 부문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일부 대형사의 경우 IPO 과정에서 보유 지분 차익 등을 인식하며 수익 시너지를 창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