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임원 인사를 예년보다 한 달 이른 11월에 조직개편과 함께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최근 전국망 마비 사고를 겪은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정돈하고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통상적으로 인사평가 대상 시기를 10월까지 마감하는 것과는 다르게 올해는 9월까지 인사평가 대상 시기를 앞당겼다. 관계자는 곧 관련 평가 데이터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취합할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사고 과정에 책임이 있는 인사를 문책하고 전반적으로 조직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KT는 보통 연말 또는 12월 초·중순에 인사했으나 올해는 대형 사고 후 인사를 통해 조기에 조직을 안정시킬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관측이다.
KT가 대규모 조직개편을 한다면 약 3년 만이 된다. 2018년 11월 아현국사 화재 발생 1주일 전에 5G 상용화 추진을 위해 대대적 조직개편을 단행한 후로 처음이다.
인사의 구체적 대상이나 규모는 이번 사고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책임 규명 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만 3년 임기 중 1년 남짓만 남은 구현모 대표가 이번에 큰 폭의 인사를 단행하기에는 부담이 크리라는 지적도 있다. 연임을 마음에 두고 있다면 기존 사업을 안정화하고 사업 성과를 보여 줘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사 폭이 애초 전망보다는 커질 수 있지만, 조직 쇄신과 성과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SK텔레콤도 11월에 조직정비와 인사를 할 예정이다. 11월 1일 SK텔레콤이 존속회사인 SK텔레콤과 신설회사인 SK스퀘어로 분사되는 데 따른 것이다. 연말에 그룹 차원에서 한꺼번에 인사가 이뤄지던 예년의 전례에서는 벗어났다.
SK스퀘어는 11월 1일 자로 조직정비와 인사를 할 예정이며, 존속회사 SKT도 새 대표 선임에 따라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할 전 SKT의 박정호 CEO는 분할 후 SK스퀘어 CEO를 맡고, 존속법인 SKT의 차기 CEO로는 유영상 SKT MNO 사업대표가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12월에 그룹 차원에서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