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출신 만삭 아내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던 남편이 보험 지급 청구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7부(박석근 부장판사)는 남편 A씨가 삼성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30억 상당의 보험금 지급 소송에서 “삼성생명보험은 A씨에게 2억208만원을, 그의 자녀에게 6000만원을 지급하라”라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14년 8월 경부고속도로 천안IC 부근에서 아내와 함께 탄 승합차를 운전하다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캄보디아 국적의 아내 B씨(당시 24세)가 사망했다.
당시 A씨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아내를 피보험자로, 자신을 수익자로 하는 보험 25건에 가입한 상태였으며 검찰은 살인·보험금 청구 사기 등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A씨가 체결한 보험금 원금만 자그마치 95억원에 달했다.
A씨는 2016년 삼성생명보험, 교보생명보험, 미래에셋생명보험 등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A씨에 대한 형사소송이 진행되면 민사소송은 중단됐다.
1심은 “간접 증거만으로는 범행을 증명할 수 없다”라며 A씨에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은 보험 추가 가입 정황 등을 근거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7년 범행동기가 선명하지 못하다며 사건을 다시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A씨는 파기환송심과 재상고심을 거친 끝에 지난 3월 살인·보험금 청구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받았다. 다만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죄에 대해서는 금고 2년의 형이 확장됐다.
이후 A씨는 삼성생명보험외에도 미래에셋생명보험과 교보생명보험을 상대로 보험금 지급 소송을 진행 중이며 내달 선고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