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로 만난 은행 신남방] “쫄 무이!” 현지언어·문화 이해가 성공 ‘열쇠’

입력 2021-10-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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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성공 열쇠는?

캄보디아 행사때 스님 모시고
방글라데시선 기도 시간 배려
필리핀 "빨리 빨리" 단어 자제

▲27일 서울 동작구 이투데이 본사 회의실에서 기자들이 은행 관계자들과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메타버스로 만난다 은행권 신남방 탐방'을 주제로 대화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7일 서울 동작구 이투데이 본사 회의실에서 기자들이 은행 관계자들과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메타버스로 만난다 은행권 신남방 탐방'을 주제로 대화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국내 은행은 현지에서는 외부인입니다. 현지인과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신남방 지역에 진출한 시중은행 직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해외 근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방인으로 현지인들을 최대한 존중하는 마음으로 영업에 나서는 것을 성공 열쇠로 꼽는다. 첫걸음은 현지 언어와 문화를 흡수하는 것이다.

서준용 농협은행 캄보디아 프놈펜 법인장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는 ‘쫄 무이(Chol Moi: 술잔을 부딪치자)’다.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건배 정도 된다. 코로나 이전에 현지 직원들과 화합 차원에서 가장 많이 썼던 단어다.

서 법인장은 “이 단어는 우리 서로의 술잔을 들어 서로 부딪치자 부딪혀서 하나가 되자 라는 의미”라면서 “법인을 새롭게 인수하면서 한국인 경영진과 현지인 직원들과 통합을 위해 서로 하나가 되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단어는 한국 농협은행의 구호인 ‘하나로’의 의미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법인에서는 불교국가라는 특색에 맞춰 특별한 시간을 갖기도 한다. 특별한 시간을 갖기도 한다. 서 법인장은 “공식적인 행사 마다 스님을 모시고 ‘몽크 블레씽(Monk Blessing: 승려 축복 의식)’시간을 갖는 편이다. 신규지점 오픈 행사나 명절 전날 스님을 모시고 직원들과 함께 모두가 잘되기를 기원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말했다.

종교적 차이를 극복하고 현지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사례는 또 있다. 김동헌 우리은행 방글라데시 다카 지점장은 “방글라데시는 이슬람 국가로 하루 다섯 번 예배 하는시간이 있다”면서 “고객을 맞이하는 업무 특성상 사원에 가서 예배하는 것은 어렵지만, 사무실과 출장소마다 마련한 기도실에서 원하는 직원은 시간에 잠시 시간을 내어 예배드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 차이에서 오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다. 모든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한국과 달리 필리핀은 상대적으로 천천히 하는 것에 익숙하다. 지리적·기후적 차이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차이다.

윤태선 하나은행 필리핀 마닐라 지점장도 “필리핀에 왔을 때 제가 많이 사용하던 현지어는 ‘달리달리(Dali Dali, 빨리빨리)’ 였다. 한국기준으로 모든 것이 느리고, 필리핀 사람들은 기다리는 것에 익숙한 성향이 있다”면서 “답답한 나머지 달리달리 라는 말을 자주 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지점장은 “이 말을 들을 때 필리핀 직원들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알고부터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윤 지점장은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를 버리고 필리핀에 있는 간식 문화인 ‘메리엔다’에 적응했다. 윤 지점장은 “점심시간 이외에 3시에서 4시 사이에 15~30분 정도의 휴식을 취하는데 이때 먹는 간식을 메리엔다라고 한다”면서 “필리핀 사람들은 군것질을 좋아하는 거 같다. 하루 종일 밀크티나 쿠키 등을 옆에 두고 있는 직원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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