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후백제부터 연봉 1억씩 모아야? 1200억!

입력 2021-10-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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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들 정치경제부 기자

“이한성 앞으로 관리된 1200억 원은 견훤이 후백제 일으킨 시점부터 연봉 1억씩 모아야 벌어지는 돈.”, “이순신 장군이 태어났을 때부터 연봉 2억4000만 원을 한 푼도 안 쓰고 지금까지 모아야 할 돈.”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중심에 선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의 배당금, 로비 정황이 쏟아지면서 700억 원 약정설, 실탄 350억 원 로비 자금 등 막대한 검은돈이 부지기수로 거론되고 있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선 이 같은 ‘웃픈’(웃기도 슬픈) 비유가 나돌았다. 씁쓸한 현실에 마냥 웃기도 어렵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마지막 대선 순회 경선에서 박용진 후보는 최근 아파트 외벽 청소 도중 줄이 끊겨 숨진 28세 가장의 사연을 언급했다. 박 후보는 “아이가 있는 젊은 가장이었던 그는 산재 보상금으로 단 1억3000만 원을 받았다. 구의역 김 군에겐 7900만 원만 주어졌다”며 “사람 목숨값이 겨우 7900만 원으로 위로됐다”고 했다. 반면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며 50억 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탄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에 대해선 “어지럼증 위로금으로 50억 원을 받았다. 한쪽에서는 서민 자녀들이 자기 나이의 앞줄에 30을 얹어보지도 못하고 죽었다”고 호소했다. “어떤 청년의 목숨값은 1억 원도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판·검사는 자기의 이름을 올려주는 대가로 1억 원씩 얻어먹고, 한 자리씩 나눠 받는다. 이런 세상이 어떻게 정상이냐”고 부르짖은 박 후보는 “그들의 이름값이 어떻게 청년들의 목숨값보다 비쌀 수 있나”라고 호소했다.

화제의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에선 필부필부가 456억 원을 위해 목숨을 건다. 현실에선 민간업자 이익으로 셈법이 수상한 5000억 원 등이 쌈짓돈마냥 우습다. 현실이 더 공포스럽다. 이낙연 전 대표는 마지막 연설에서 ‘커피값을 아끼며 후원해 준’ 당원에게 감사를 표했다. 제2기 민주당 정부를 이끈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우공이산’의 정신은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쓰일까. 야합을 일삼는 이들이 불과 7%의 지분으로 4000억 원의 배당을 거둘 때 초동급부(樵童汲婦 )의 우공(愚公)들은 외줄 타기 인생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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