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기술주 추락
나스닥, 6개월래 최대 낙폭
파월 "공급 병목 현상으로 인플레 장기화"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미국과 유럽의 불안한 시장 상황을 받아 아시아증시도 이날 크게 요동쳤다. 우리나라 코스피지수는 1.22% 내려 이틀 연속 1%대 하락세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09% 빠졌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2.26%,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1.83% 각각 급락했다.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기술주들이 일제히 급락하면서 미국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 이상 하락했다. S&P는 5월, 나스닥은 3월 이후 각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범유럽 증시 벤치마크인 스톡스유럽600지수도 2.2% 급락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6일 연속 상승해 1.56%대까지 치솟았다. 6월 이후 3개월 만의 최고치다. 5년물 금리도 약 1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30년물 금리는 2.10%대까지 올랐다. 최근 물가 ‘이상’ 조짐에 꿈틀대던 국채 금리는 파월 연준 의장의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 발언을 계기로 상승 탄력을 받았다.
파월 의장은 “공급 병목 현상 탓에 고물가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가 수면으로 떠오르자 시장은 국채 매각에 나섰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긴축’ 시간표를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알타프 카삼 투자 전략 대표는 “사람들은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깨닫거나 상기하고 있다”며 “시장은 경기부양책에 익숙해졌지만, 곧 그것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최근 원자재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12개월간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180% 뛰어 100만BTU(에너지양 단위)당 5.90달러까지 올랐다. 2014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에너지 대란 불똥이 원유 재고 고갈 우려로 튀면서 브렌트유도 증시 불안에 전날 0.6% 하락한 배럴당 79.09달러로 마감하기 전 장 초반 3년 만에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투자 심리는 미국 ‘부도의 날’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더 위축됐다. 연방정부 셧다운을 피하기 위한 ‘부채 한도 유예안’은 27일 공화당의 반대로 상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여야 합의 불발로 부채 한도 유예가 종료된 8월 1일부터 현금과 특별조치로 버티고 있다.